7500달러 세액공제 폐지시 美 전기차 판매 영향은?

입력 2024-12-31 22:18   수정 2025-01-01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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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내 대당 최대 7,500달러(1,100만원)의 전기차(EV) 보조금이 사라질 경우 판매에 미치는 타격은 어느 정도일까? 독일 사례 적용시 거의 4분의 1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트럼프 당선자와 그의 인수팀은 이미 IRA(인플레감축법)로 입법화된 전기차 보조금마저 폐지하겠다는 이야기를 수차례에 걸쳐 반복했다. EV보조금의 최대 수혜자인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EV 세액 공제가 폐지될 경우 테슬라의 경쟁사들이 훨씬 불리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31일(현지시간) 배런스 칼럼은, 이 제도가 없어질 경우 사실상 EV 구매가격이 그만큼 상승해 판매가 급감할 수 있다며 보조금 폐지후 EV 판매가 급감한 독일 사례를 들었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에 따르면, 11월까지 독일인들은 347,048대의 순수 전기자동차를 구매했다. 대수로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6% 줄었다. 독일에서 판매된 신차중 EV가 차지하는 비중도 13%로 한 해전 18%에서 크게 감소했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2024년과 비교했을 때 거의 변동이 없었다.

바뀐 것은 EV의 가격이었다. 독일 정부가 작년까지 있었던 약 5,000달러에 해당하는 EV 구매 보조금을 올해부터 종료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37,000달러짜리 자동차는 42,000달러짜리로 가격이 약 14% 올랐다. EV 가격이 14% 오르자 수요가 26% 줄었다.

비슷한 수학을 미국에 적용하면, 미국내 EV 판매도 비슷한 정도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 켈리 블루북에 따르면, 미국에서 평균 EV 판매 가격은 약 55,000달러에 달한다. 7,500달러의 세액 공제가 사라지면 약 62,500달러로 14% 가격이 비싸진다.
미국인들이 올해 구매하는 순수 전기자동차는 약 130만대로 추정된다. 이는 2023년 대비 5~10% 증가한 수치다.

26% 줄어든다고 보면 내년에 미국내 순수 EV 판매는 100만대에서 110만대 사이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세액 공제가 전면 폐지될지, 또 폐지 되거나 축소된다 해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 14%의 EV 가격 상승이 26%의 EV 판매 감소로 이어진 독일 사례를 대입해보면 그렇다는 뜻이다.

테슬라는 내년 상반기에 약 3만달러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저가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인들은 2020년에 처음 출시된 모델 Y를 약 65,000대 구매했다. 당시 모델Y는 5만달러를 넘었는데 새로운 저가모델은 그 보다는 많이 팔릴 가능성이 높다.

마켓워치는, 따라서 세액 공제가 폐지되어도 테슬라의 저가 모델이 정상적으로 출시되면 판매량은 거의 줄지 않거나 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는 2025년에 약 210만대의 자동차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의 180만대보다 약 17% 증가한 수치다. 테슬라는 새로운 모델을 기반으로 20%에서 30%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7,500달러의 세액 공제 제도가 폐지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은 주로 수입 브랜드 전기차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리스를 통해 적지 않은 EV를 판매해온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지 않는 현대 기아 및 일본 브랜드 등 수입산 EV들이다. 제도 도입 초기부터 일부 미 의원들이 ‘리스허점’으로 부르며 강력하게 반발해온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재무부의 시행 세칙을 어떻게 바꿀지 주시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토요타는 선제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토요타는 최근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인 2025년형 BZ4X의 가격을 6,000달러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정확하게 14% 내린 가격이다.

더 낮은 가격은 예상되는 판매 손실을 상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자동차 회사의 이익에는 압박을 가하게 된다. 상황이 어떻든 미국에서 전기 자동차를 판매하려는 자동차 제조업체에게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다.

테슬라 투자자들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트럼프 당선자의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11월 5일 선거 이후 약 72%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전기차 판매 여건 악화보다는 트럼프와 머스크의 긴밀한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또 자율 주행차 배치를 더 간단하게 만들어줄 연방 자율주행차 규정을 포함한 다른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테슬라는 2025년 후반에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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