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수혜' 수출주에 기회 있다…밸류업 우등생도 주목

입력 2025-01-01 18:02   수정 2025-01-02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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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분위기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서울 여의도 투자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증시 반등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코스피지수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역대급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기업 실적도 차츰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서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작년 말 원·달러 환율 급등이 국내 수출기업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자동차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올라간 환율만으로도 이익률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라며 “현재 투자자는 국내 시장의 부정적 요소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금리나 재정 부문에서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탄핵 정국 속에서 밸류업 정책의 동력이 약해질 것이란 우려도 과하다고 봤다. 김 대표는 “밸류업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기 때문에 정치적 상황이 달라지더라도 큰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은 코스피지수의 밸류에이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역사적 저점인 7.7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0년 동안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은 평균 10배 수준이었다. 9배 밑으로 떨어진 건 2008년 금융위기(7.8배), 2018년 미·중 무역분쟁(8.5배), 2020년 코로나19 확산(7.9배) 세 번뿐이다.

강 대표는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올해 국내 상장사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예상치는 22%로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높다”며 “불확실성이 걷히면 그때부터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회복되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는 “현재 증시가 바닥 수준인 건 맞지만 펀더멘털 측면에서 보면 역대급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 증시의 주춧돌이던 반도체 업황이 불투명하고 화학 철강 등 전통산업군도 단기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민 대표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바이오 업종이나 밸류업 기대를 걸 수 있는 금융 업종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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