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대항마는 단연 브로드컴이다. 브로드컴이 제작하는 맞춤형 AI 가속기 ASIC가 지난해까지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던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애플 등 빅테크들이 AI 개발을 위한 ASIC 발주에 나서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주요 고객사의 ASIC 도입이 확대돼 2027년까지 시장이 9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브로드컴은 이미 5개 빅테크와 협력하고 있어 ASIC 시장 내 영향력이 압도적”이라고 분석했다.
세일즈포스는 AI 소프트웨어 분야 선두주자로 꼽혔다. 고객관계관리(CRM) 기술을 제공하는 이 회사는 기존 고객 대응에 쓰이던 ‘챗봇’을 고급 AI 기술로 대체하는 ‘에이전트포스 2.0’을 출시하고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종목을 추천한 키움증권은 “에이전트포스 고객의 사용 경험이 긍정적으로 나타났고 클라우드 서비스 등 향후 확장 가능성도 높다”며 “매출과 영업이익률 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AI에서 다소 비켜나 있던 애플의 ‘귀환’을 점치는 증권사도 네 곳이나 됐다. 강력한 실적과 주주환원 기조에 더해 올해부터는 아이폰 등 기기에 ‘AI 에이전트’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이란 얘기다. NH투자증권은 “챗GPT와 시리의 통합으로 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 개막한다”며 “애플이 이를 수익화하면서 매출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10개 증권사 중 3곳이 유망주로 꼽은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급등한 바 있지만 성장성이 남아 있다는 진단이다. 메리츠증권은 “로보택시와 옵티머스 로봇 등 차세대 기술 산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췄다”며 마진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증권은 GE버노바, BWX테크놀로지스 등 에너지 종목을 추천했다. GE버노바는 가스터빈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트럼프 2기’ 에너지 정책의 수혜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SMR 기기·연료 제작 업체 BWX테크놀로지스도 올해 하반기부터 수주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추천을 받았다.
금융주 추천도 있었다. 삼성증권은 “주식과 대체자산, 가상자산 등의 호황으로 미국 금융시장 활성화가 예상된다”며 블랙록을 유망 종목으로 선정했다. NH투자증권은 트럼프 당선인의 금융 규제 완화와 암호화폐 거래량 증가로 인한 코인베이스글로벌 주가 상승을 전망했다. 예상보다 양호한 글로벌 여행 수요에 따른 비자의 수혜를 전망한 증권사도 두 곳(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이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