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은 마통서 173조 썼다

입력 2025-01-01 17:47   수정 2025-01-02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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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한국은행에서 역대 가장 많은 173조원을 빌려 쓴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에 따른 이자 부담만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한은에서 총 173조원을 일시 차입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종전 최대 기록인 2023년(117조6000억원)보다 47.1% 증가한 규모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로 발생하는 자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활용된다. 개인이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갖다 쓰는 것과 비슷하다.

정부의 일시 차입금이 급증한 것은 세수가 부족해서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펑크’에 시달렸다. 2023년엔 세수가 연초 예상보다 56조4000억원 덜 걷혀 역대 최대 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정부는 작년 세수 실적도 당초 전망보다 약 30조원 적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금이 예상보다 많이 걷힌 2021년과 2022년엔 정부의 한은 일시 차입금이 각각 7조6130억원과 34조2000억원에 불과했다.

정부가 지난해 한은에서 돈을 일시 차입하면서 부담한 이자액도 2092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한은에서 빌린 금액 중 172조원을 상환해 아직 1조원을 갚지 못한 상태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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