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견제 나선 파나마…"운하, 영원히 파나마의 것"

입력 2025-01-01 08:51   수정 2025-01-0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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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가 운하 운영권을 미국에게서 넘겨받은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31일(현지시간) 진행했다.

파나마 대통령실과 파나마운하청(ACP)에 따르면 이양 25주년을 맞아 호세 라울 물리노 대통령을 비롯해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전 대통령, 마리아 에우헤니아 로페스 대법원장, 호세 라몬 이카사 운하부 장관, 리카우르테 바스케스 모랄레스 파나마운하청장 등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현지 일간 라프렌사파나마는 일반 시민도 파나마 국기를 들고 흔드는 등 기념식이 애국심을 부각하는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기념사에서 물리노 대통령은 태평양∼대서양 간 항로의 중립적 관리 보장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운하는 영원히 파나마의 손에 놓여 있을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비전을 품고 미래를 바라보며 앞으로의 도전에 정면으로 맞서자"고 말했다.

물리노 대통령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파나마 운하는 미국에 중요한 국가 자산"이라며 "파나마가 과도한 운하 사용료로 우리한테 바가지를 씌운다"고 주장했다. 또 "파나마 운하를 정성스레, 하지만 불법으로 운영하는 중국의 훌륭한 군인들" 등 영토 주권을 위협하는 듯한 언급도 내놨다.

미국이 가지고 있던 파나마 운하 통제권은 1977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협약에 의해 1999년 12월 1일 파나마에 이양됐다. 이양한 통제권을 다시 환수할 가능성을 거론하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파나마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물리노 대통령도 "1㎡도 내 줄 수 없다"며 성토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운하 통제권 이양에 결정적 역할을 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파나마 운하를 전 세계에서도 모범적인 지역으로 만든 장본인"이라며 이틀 전 별세한 고인에게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세계 해상무역 핵심 통로로 자리한 파나마 운하는 1914년 처음 개통됐다. 미국이 건설해 80년 넘게 관리·통제하다 25년 전 파나마에 운영권을 넘겼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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