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보인다" IMF위기 이후 '최고 환율'…물가·금리 어쩌나

입력 2025-01-01 10:19   수정 2025-01-0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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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을 거치며 급등한 환율이 좀처럼 안정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480원대를 넘나든다. ‘주범’인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없이는 연초부터 1500원대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마지막 장이 열린 12월30일 환율은 하루 새 5원 뛴 1472.5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쳐 연말 기준 IMF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7년(1695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환율이 이처럼 고공행진하면 수입 물가를 밀어올려 물가 안정이 어려워진다. 한은은 전날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고환율과 물가 상승이 맞물리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도 덩달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금리 인하까지 미뤄지면 내수 부진 장기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고착될 개연성이 크다.


대외 상황도 당분간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강(强)달러’ 기조를 가져갈 것으로 보여서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대내외 요인이 완화하지 않는다면 인해 올해 1500원대 환율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은은 고환율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상방 압력이 오래 가진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은 “1월 이후로는 유가·농산물 가격 기저효과, 낮은 수요 압력 등에 영향을 받아 당분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를 밑도는 수준에서 안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물론 환율 급등을 촉발한 정치적 불안정성이 교착 국면에 빠지고 외국인 투자 심리 회복까지 더딜 경우 고환율 기조가 굳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고환율 리스크를 풀어나갈 열쇠는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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