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폭탄'에 강남 아파트도 '초토화'…한 달 만에 1억 빠졌다

입력 2025-01-02 14:00   수정 2025-01-0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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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이 대출 규제와 계엄·탄핵 한파에 1년 가까이 이어온 상승세를 끝냈다. 강남권 주요 단지에서도 집값이 한 달 만에 억 단위로 추락하고 있다.

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2월 다섯째 주 서울 집값은 전주 대비 0.00% 보합으로 전환했다. 지난 3월 넷째 주부터 이어온 상승세가 9개월여 만에 멈춘 것이다. 자치구별로 살펴봐도 서울 외곽에서 시작된 하락세가 점차 중심부로 퍼지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28일 14억8000만원(4층)에 팔렸다. 직전 거래인 11월 29일 15억8000만원(11층)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1억원 하락한 금액이다. 천호동 '강동래미안팰리스' 전용 84㎡도 지난달 30일 14억5000만원(35층)에 손바뀜되면서 직전 거래인 11월 30일 14억9000만원(32층) 대비 4000만원 낮아졌다.

고덕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그나마 고덕그라시움은 지역 대장 아파트라 가격을 조금만 낮추면 구매하겠다는 매수 대기수요가 많다"며 "다른 단지들의 경우 매수세가 많이 약해졌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거래가 없다시피 한 곳도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서울 집값 상승을 견인해온 강남구에서도 하락 거래가 속출했다. 논현동 '아크로힐스논현' 전용 84㎡는 지난달 27일 24억원(27층)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11월 24억8000만원(28층)에 비하면 8000만원, 10월 24억9000만원(28층) 대비로는 9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논현동 '논현신동아파밀리에' 전용 35㎡ 역시 지난달 25일 8억5000만원(35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같은 층 매물이 지난 9월 8억9999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약 5000만원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신축 등 일부 선호 단지에 대한 상승세가 국지적으로 포착된다"면서도 "계절적 비수기 등의 요소로 매수 관망세가 심화하고 매수심리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서울 집값이 보합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가 신천·방이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0.06% 상승했고, 서초구도 잠원동 주요 단지 위주로 0.03% 올랐다. 강남구와 강서·종로·용산구도 0.02%씩 올랐다. 하지만 금천구는 0.05%, 구로구도 0.04%, 노원구 역시 0.03%씩 하락하면서 서울 외곽 하락세는 한층 깊어졌다. 강동구는 0.02% 내렸다.


구로구 구로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요즘 분위기를 봐선 1~2주마다 호가가 500만원씩 낮아지는 모양새"라며 "대출 규제 이후 매수세가 한 차례 꺾였고, 계엄과 탄핵이 이어지면서 아예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해 은행권 대출 숨통이 트이겠지만, 매수심리가 워낙 얼어붙어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월 다섯째 주 서울 전셋값은 0.00% 보합을 유지했다. 종로구가 무악동 위주로 0.03%, 중구는 신당동·충무로4가 위주로 0.03%, 강서구는 화곡·방화동 대단지 위주로 0.03%, 서초구는 반포·잠원동 주요 단지 위주로 0.03% 올랐다.

다만 강동구가 암사·명일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0.06% 하락했고 성동구도 옥수·하왕십리동 위주로 0.05% 내렸다. 동대문구는 답십리·휘경동 입주 물량 여파에, 금천구는 독산·시흥동 위주로 0.04%씩 떨어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국지적으로 대단지와 선호단지에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매물 부족에 따른 상승 거래도 체결되고 있지만, 신축 아파트 입주가 있는 지역이나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가 체결되는 등 혼조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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