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02일 17: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제도 도입 2년 만에 전략적 환헤지 가동에 나서는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월별로 40억달러(약 5조8000억원) 최대 482억달러(약 70조원)에 달하는 달러공급 효과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전략적 환헤지 발동 요건을 갖춤에 따라 가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이 2022년 말 전략적 환헤지를 도입한 뒤 2년 만에 처음으로 돌입하게 된다.
전략적 환헤지란 국민연금의 모든 해외 자산에 환헤지 비율을 0~10%까지 높이는 방식을 뜻한다. 전략적 환헤지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환율 분포도가 99% 신뢰구간(2.58σ) 바깥인 극단값이 5거래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발동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부터 최근까지 나타난 환율값 가운데 비중이 1% 미만인 환율을 말한다. 일간 시장평균환율(MAR)을 기준으로 산정되며 매일 변동되는 수치다. 이 조건은 신년을 전후로 충족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외환시장을 고려해 한꺼번에 환헤지를 가동하지 않고 월 40억달러씩 최장 12개월가량 나눠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환헤지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그러다 원·달러 환율 1400원 초반 수준인 95% 신뢰구간(1.65σ) 아래로 환율이 안정화되면 환헤지를 종료하게 된다.
전략적 환헤지는 최대로 가동하게 되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 해외 자산의 10%인 482억 달러까지 달러를 시중에 공급하는 효과를 낸다. 국민연금은 선물환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환헤지를 진행한다. 미래에 받을 달러를 일정한 환율로 고정해 은행에 파는 방식이다. 국민연금의 선물환을 매수하는 은행도 헤지를 위해 그만큼의 달러 현물을 해외에서 차입해 외환시장에 판다. 이 과정에서 시장에 달러가 공급되게 된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는 한국은행과 맺은 외환 스와프 계약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신규 해외 투자로 달러가 필요할 때 외환보유고에서 차입해 사용한 뒤 추후 상환하는 방식이다. 달러 수요를 줄이는 효과를 내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리는 효과를 불러온다. 국민연금은 한국은행과 맺은 외환스와프 한도를 기존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확대했다. 계약 기간도 올해 말까지로 연장했다.
환율 펀더멘털을 바꿀 요인이 되진 못하지만 달러 강세를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을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전략적 환헤지 뿐만 아니라 기금운용본부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실시하는 전술적 환헤지도 실시하고 있다. 전술적 환헤지란 기금운용본부 재량에 따라 판단해 조정하는 헤지 방식을 말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말 현재 2.77%(약 133억5800만달러) 규모의 전술적 환헤지를 실시하고 있다. 전술적 환헤지는 최대 해외 자산의 5%까지 가능해 추가로 109억달러(약 16조원)가량 공급할 수 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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