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02일 17:3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고채 발행량 급증이 국가 신용등급 하향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국내 신용평가사의 지적이 나왔다. 국내외 신용평가사에서 국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공개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일 ‘금융업권 2024년 신용등급 변동과 2025년 모니터링 대상 기업-경기둔화와 레버리지 관리 부담의 그림자’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 시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나신평의 설명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SF평가본부장은 “한국은행은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2025년과 2026년 모두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며 “주력 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했고 인구구조 고령화로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수경기 의존도가 높은 금융회사들의 사업환경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국고채 발행 확대로 정부의 레버리지(빚) 관리 필요성이 커진 것도 우려되는 요소다. 올해 국고채 발행한도는 197조6000억원으로 2024년 발행량(158조4000억원) 대비 39조2000억원 증가했다. 세수 부족이 2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 자금 확보를 위한 국고채 발행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본부장은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도 높다”며 “국고채 발행량이 더 증가하면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 상승 폭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신용등급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무디스가 2015년 'Aa2(안정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016년 'AA(안정적)'로 상향 조정한 이후 변동 없이 유지 중이다.
이 본부장은 "신용평가사는 일시적인 이벤트보다는 구조적인 채무상환 능력 변화를 더 중시한다"며 "국고채 발행 급증에 따른 정부 채무상환 능력 지표의 악화는 국가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후 은행을 포함한 금융회사의 글로벌 신용등급 하향 조정과 해외 조달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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