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논리보단 경제"…'재판관 임명' 여권 갈등 일단 봉합

입력 2025-01-02 18:16   수정 2025-01-03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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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해 경제를 우선 안정시켜야 한다는 경제관료와 향후 정국에서 최대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 하는 정치인으로 양분되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달 31일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을 임명한 게 계기가 됐다. 우선은 최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한 경제관료가 판정승을 거둔 상황이지만, 향후 두 세력 간 분열이 재연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와 대통령실 참모들은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1일까지만 해도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참모들은 최 권한대행의 결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사의하겠다고 했지만, 이날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 권한대행을 비판하던 국민의힘도 이날은 “집권 여당으로서 정부와 협력해 민생 경제 회복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수위를 낮췄다.

정치권에서는 여당과 야당, 대통령실 모두 “더 이상 국정 혼란을 방치하면 한국 경제가 되돌릴 수 없는 타격을 받는다”는 최 권한대행의 호소를 반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한덕수 전 권한대행이 탄핵당하면서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며 “최 권한대행의 결정 이후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이 전 거래일보다 5원90전 내리는 등 시장이 안정되는 국면인데 현재 상황을 엎겠다면 역풍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의 결정은 주로 경제관료 출신들이 지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일부 참석자가 최 권한대행의 결정에 반발하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반박한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김 장관은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이다. 기재부 1차관을 지낸 방기선 국무조정실장도 최 권한대행을 지원하고 있다. 정통 관료는 아니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최 권한대행의 결정으로 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다만 여권 내 경제관료와 기존 정치인의 시각차가 확인된 만큼 언제 갈등이 재개될지 모른다는 관측도 있다. 일부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는 “최 권한대행의 결정은 더불어민주당이 원하는 것을 거의 다 들어줬다”며 “정무적인 문제를 여당과 상의 없이 혼자 결정하는 것은 분명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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