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에 정치 리스크까지…'금관구·노도강' 하락 지속

입력 2025-01-02 17:58   수정 2025-01-0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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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9개월여 만에 멈췄다. 인천과 경기 지역은 내림세가 이어졌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정국 혼란, 경기 침체 우려 등이 겹쳐 수요자의 매수심리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해 12월 다섯째 주(3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보합(0.00%)을 기록했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해 3월 넷째 주(0.01%) 이후 40주 연속 이어져 온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금천(-0.05%) 구로(-0.04%) 등 외곽 지역의 집값 약세가 두드러졌다. 노원(-0.03%) 도봉(-0.02%) 강북(-0.02%) 등 이른바 ‘노도강’ 지역도 내림세가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03% 내렸다. 전셋값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전국이 모두 보합(0.0%)을 나타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경제 성장 둔화와 정국 불안 등으로 상반기까지는 주택시장 혼조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 규제와 불확실성 확대…송파·서초·강남 등은 오름세
"상반기 관망세 지속할 듯"
작년 9월 전방위적 대출 규제 이후 지방과 수도권 외곽 집값 아파트값은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서울 집값 상승세는 견조했다. 분위기가 바뀐 건 연말부터다. 대출 규제 기조가 한층 강화되고 계엄·탄핵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했다. 우상향하던 서울 집값 그래프가 꺾인 배경이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다섯째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9개월여 만에 보합(0.00%) 전환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금천구(-0.05%), 구로구(-0.04%), 노원구(-0.03%), 관악구(-0.02%) 등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으로 불리는 서울 외곽 지역의 내림 폭이 커졌다.

송파구(0.06%), 서초구(0.03%), 강남구(0.02%) 등 강남권은 오름세를 유지했다. 도심과 가까운 성동구(0.02%), 광진구(0.02%) 집값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와 새 아파트 등에서는 여전히 집값이 강세지만 전반적으로는 관망세가 짙어졌다”며 “매수심리가 둔화하는 모습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8억6000만~8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1월 거래가(9억~9억6000만원)와 비교해 최대 1억원 하락하며 8억원 선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전용 82㎡는 지난해 12월 34억2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추진 중인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경기 불확실성에 정국 혼란까지 겹쳐 아파트 거래량이 줄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아파트 거래량은 3235건으로 7월(9216건)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된 지난해 9월 이후 석 달 연속 3000건대를 기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정부가 올해는 제1금융권뿐 아니라 제2금융권에도 대출 총량 규제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오는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가 시행되는 등 올해도 대출 규제가 전반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함 랩장은 “상반기 계속되는 관망세 속에 거래 위축과 가격 약세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현/심은지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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