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사태' 권도형, 美 법정에서 "무죄" 주장

입력 2025-01-03 07:56   수정 2025-01-0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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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테라, 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테라폼랩스 창업자 권도형(33)씨가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권씨 측 변호인단이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상품, 증권 및 전신 사기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권씨가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인도된 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권씨는 영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 외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권씨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테라폼랩스에 400억 달러를 투자하도록 전 세계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테라, 루나 폭락 사태 이후 도주한 권씨는 지난해 3월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하다가 검거됐다.

권씨가 붙잡힌 후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신병 확보를 위해 범죄인 인도 청구를 했고, 권씨도 미국보다 처벌이 약한 한국행을 희망했지만 결국 미국으로 보내졌다.

뉴욕 남부연방지검이 권씨에게 제기한 기소 혐의는 총 8개다. 검찰은 자신이 설립한 테라폼랩스 발행 가상화폐 테라USD(UST·이하 테라)의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속이고 TV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허위 정보를 퍼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 5월 테라 가치가 기준치인 1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테라 프로토콜'이라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가 자동으로 회복됐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테라폼랩스와 계약한 투자회사가 테라를 몰래 사들이도록 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부양한 시세조종 혐의도 받는다.

이런 허위 주장으로 개인 및 기관투자자들이 테라와 연동된 가상화폐 루나를 사들이도록 했고,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루나의 가치는 2022년 초 500억 달러(약 73조6000억원)까지 치솟았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이날 업데이틔된 공소장에는 권씨에 대해 자금세탁 공모 혐의도 추가했다.

권씨는 형사재판과 별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이미 패소했다. 다만 미국에서는 형사재판에 피고인이 직접 출석해야 해 지금까지 기소 이후 추가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

권씨 측은 SEC와의 소송에서 투자자들을 기만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실패한 상황에서조차 자신들이 만든 가상화폐 상품 및 그 작동 방식에 진실성을 가졌다고 항변한 바 있다.

권씨는 이후 SEC와 44억7천만 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의 환수금 및 벌금 납부에 합의했다. 그러나 권씨의 회사는 이후 파산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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