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태우고 1000㎞ 헤엄쳤던 어미 범고래…자식 또 잃었다

입력 2025-01-03 15:52   수정 2025-01-0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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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새끼가 바다에 가라앉지 않도록 떠받든 채 보름 넘게 바다를 헤엄쳤던 어미 범고래가 지난해 새로 얻은 자식을 또 잃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의 비영리단체 고래연구센터는 2018년 자식을 잃고 애도했던 어미 범고래 탈레쿠아(J35)가 지난 달 30일 미 워싱턴주 퓨젓사운드만 일대에서 죽은 새끼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사망한 아기 범고래 'J61'은 지금까지 기록된 탈레쿠아의 네 번째 자식으로, 지난 달 20일께 처음 발견됐다.

고래연구센터는 처음 발견 당시에도 J61이 어미의 머리 위에 올라타서 생기가 없어 보이는 등 건강이 우려되는 상태라고 밝혔는데, 결국 열흘 만에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고래연구센터는 지난 1일에 탈레쿠아가 죽은 아기 J61의 사체를 자기 몸으로 들어 데리고 다니는 것도 목격됐다고 덧붙였다.

탈레쿠아는 과거 2018년에도 죽은 새끼의 사체를 자기 몸으로 떠받든 채로 최소 17일간 태평양을 헤엄쳐 다니는 것이 목격돼 화제가 됐다. 당시 탈레쿠아가 죽은 새끼를 데리고 헤엄친 거리는 1000㎞가 넘는다. 어미가 죽은 자식의 사체를 자기 주둥이나 지느러미 위에 올린 채 헤엄쳐 다니는 것은 범고래들 사이에서 종종 목격되는 애도 행위로 풀이된다.

탈레쿠아와 숨진 새끼는 캐나다 태평양 연안에 서식하는 남부 상주 범고래의 일종으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있다. 지난해 기준 개체수는 70여마리로 집계됐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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