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민간 자본 투자를 촉진해 경제 성장을 불러올 것입니다.”(로라 타이슨 UC버클리 교수)
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막을 올린 ‘미국경제학회 2025 연례총회(ASSA)’의 최고 화두는 단연 AI였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AI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이미 증명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학회에선 AI가 바꿔놓을 미래에 대한 전망에 초점이 맞춰졌던 것과 차이점이다. 급격한 기술 발전에 AI가 바꿔놓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수잔 애시 스탠퍼드대 교수는 AI가 불러올 최상의 시나리오는 비용 절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 나쁜 시나리오가 없는 건 아니다”면서도 “AI 모델의 가격이 저렴해지면 교육, 의료, 노인 간호 등 모든 분야의 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더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좋은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장에서도 기업들이 자체 소프트웨어를 구축할 수 있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의 등장만으로 자본 투자가 촉진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로라 타이슨 교수는 “경제 성장의 핵심 동인인 민간 자본 투자가 급격히 늘지 않으면 노동 생산성 향상은 기대할 수 없다”며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생산성을 약속하는 AI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 자본 투자를 촉진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션에서는 AI가 다른 신기술과 달리 불평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자신의 논문을 언급한 브린욜프손 교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에 접근 가능했던 콜센터의 생산성은 약 30~35% 향상됐다”며 “특히 저숙련 노동자들의 성과가 더 큰 폭으로 개선된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양상이 과거 신기술과는 정반대라고 분석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기술 발전으로 전체 파이가 커져도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고 오히려 일부 사람들의 상황은 악화됐다”며 “AI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많은 연구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AI에 대한 장밋빛 전망만 제기된 건 아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미국경제학회에서도 어김없이 AI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날 톰 미첼 카네기멜런대 교수는 ‘AI와 미래의 업무’ 세션에서 “LLM의 가장 큰 영향은 육체노동이 아닌 지식 노동에 있었다”며 “AI가 로봇공학 발전의 기폭제가 된다면 육체 노동도 AI가 대체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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