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05일 13: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파친코는 일본인의 국민오락이죠."
파친코 가게는 일본 전역에 1만개가 넘는다. 파친코는 구슬을 기계로 튕겨서 그림이 맞으면 경품 등을 제공하는 게임이다. 일본 대표 파친코 제작사업체인 '세가사미'는 일본 상장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1년 동안 주가가 50%가량 뜀박질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세가사미 주가를 밀어 올린 배경의 하나로 한국 카지노 사업이 꼽힌다. 세가사미는 한국의 파라다이스와 함께 인천 카지노 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를 운영 중이다. 파라다이스 시티는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파라다이스 시티를 운영하는 회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지난해 9월 누적 매출과 순이익으로 각각 4103억원, 454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은 종전 최대인 2019년(4633억원) 수준을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 순이익도 종전 최대인 2023년(280억원)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2012년 7월 한국 카지노 기업인 파라다이스와 일본 세가사미가 각각 55대 45 비율로 합작해 세운 회사다. 이 회사는 영종도 축구장 46개 규모 부지에 1조원을 투입해 리조트와 호텔, 카지노 등을 갖춘 파라다이스 시티를 구축했다.
파라다이스 시티는 2017년 개장했지만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과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2018~2022년에 누적 순손실이 303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2023년부터 카지노를 이용하려는 일본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파라다이스 시티의 흑자전환에 파라다이스와 세가사미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세가사미는 10년 넘게 투자한 파라다이스 시티로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 세가사미는 1947년 출범한 업체로 1982년에 일본에서 파친코 기계를 공급하면서 사세를 키웠다. 2004년에는 게임 '바람돌이 소닉'으로 유명한 게임업체인 세가(SEGA)를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렸다.
세가사미는 파친코·게임 사업이 부진을 겪자 활로를 뚫기 위해 한국 카지노 사업에 진출했다. 세가사미는 파라다이스 시티 실적을 지분법이익 형태로 순이익에 반영 중이다. 단순계산으로 지난해 9월 누적 파라다이스 시티 지분법이익은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가사미의 작년 반기(2024년 3~9월) 영업이익(약 2900억원)에 비하면 크지 않다.
하지만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10년 동안 적자를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에 적잖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가사미도 지난해 11월 기업설명회 보고서를 통해 "파라다이스 시티가 회사 지분법이익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가사미 주가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30일 3076엔에 마감하면서 최근 1년 동안 51.1% 뛰었다. 지난달 30일 이 회사 시가총액은 7567억엔(약 7조800억원)에 달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