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현장 수습이 5일 마무리되면서 따라 진상 규명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최초 사고 발생 원인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로 추정되고, 참사로 번진 요인으로는 콘크리트 둔덕이 지목되고 있다.
제주항공 참사는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쯤 사고기가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하며 발생했다. 이 사고로 179명의 희생자와 2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사고 경위를 살펴보면 당일 오전 8시 57분 무안공항 관제사가 사고기에 조류 충돌 경고를 했고 2분 뒤인 8시 59분에 사고기 기장은 메이데이(조난신호)를 외친 후 복행(Go around)을 통보했다.
2차 착륙을 시도하던 사고기는 총 2500m 활주로 중간 지점에 동체 착륙했고, 미끄러져 둔덕에 충돌한 것이다.
정황은 비교적 빠르게 드러났다. 사고 당시를 찍은 인근 주민들의 동영상이 다수 있었고 영상에는 동체 착륙과정에서 사고기의 랜딩기어(착륙장치), 날개 고양력 장치인 플랩(flap)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 담겼다.
아울러 해당 사고가 참사로 커진 요인에 콘크리트 둔덕이 지목되고 있다. 사고지점인 19 활주로 끝에는 2m 콘크리트 구조 둔덕과 그 위에 2m 높이 로컬라이저(LLZ)가 있었다.
일각에서는 콘크리트 둔덕 뒤에 충격에 약한 외벽만 존재해 둔덕이 없었다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둔덕 안에는 10여개의 콘크리트 기둥과 상판이 설치됐다.
2007년 무안공항 개항 당시부터 설치됐으며 2023년 개량공사 때 콘크리트 상판을 얹어 강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둔덕 설치가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토부 고시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에는 방위각 제공시설까지 종단 안전 구역을 연장하도록 해 문제의 둔덕은 이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LLZ 설치되는 지점까지'는 '둔덕 앞단까지'로 볼 여지가 있다며 규정 해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참사 규명을 위해 23명 규모의 한·미합동조사팀이 사고기의 음성기록장치(CVR)·비행기록장치(FDR)를 확보해 분석해왔다. 이들은 희생자 수습이 대부분 마무리된 현장 관리권을 이양받아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 조사를 이어간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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