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식 플랫폼, 흑색비방 땐 공멸한다"

입력 2025-01-05 17:52   수정 2025-01-0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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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주식 거래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거래 플랫폼 간 흑색 비방은 장기적으로 시장 발전을 해치고 공멸로 귀결될 수 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 서초동 두나무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서울거래는 두나무를 향한 흠집 내기를 멈추고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에 동참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두나무의 ‘증권플러스 비상장’과 서울거래(옛 PSX)의 ‘서울거래 비상장’ 간 서비스 베끼기 논란이 불거진 뒤 이 대표가 내놓은 첫 공식 입장이다.

서울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수량 조건이 맞으면 일부 물량이라도 바로 매매가 체결되도록 하는 기능을 2023년 10월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두나무는 거래자 간 흥정 과정을 거쳐 일정 조건 아래 거래를 자동 수락하게 설정할 수 있는 ‘바로 거래 부분체결 서비스’를 지난해 3월 내놨다. 그러자 서울거래는 “두나무의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자사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두나무에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두나무는 “타사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이라며 서울거래의 특허 무효화를 요구하는 특허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특허심판원은 지난해 10월 두나무 측 청구를 받아들여 서울거래 서비스에 특허 무효 심결을 내렸다.

이 대표는 “서울거래가 특허라고 주장하는 서비스는 국내 상장주식 거래에서 통용되는 기술”이라며 “특허를 받기 위한 요건인 신규성과 진보성을 갖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거래야말로 시장의 후발주자로서 증권플러스 비상장 기능을 차용해 왔지만, 두나무는 업계 발전을 위해 대응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서울거래의 과도한 비방 때문에 법적으로 시비를 가리는 길을 택했다”고 꼬집었다.

비상장주식 거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11월 증권플러스 비상장 거래대금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무신사, 컬리, 야놀자 등 우량 기업이 거래 종목에 포함되면서 투자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투자자들도 좋은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낼 기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내 가상자산 정책과 관련해선 “서둘러 대비하지 않으면 5~10년 뒤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은 굉장히 속도감 있게 나아갈 것”이라며 “유럽도 달러 패권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블록체인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2017년 이후 이용자보호법만 만들고, 정작 가상자산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두고서는 논의가 없다”며 “먼저 가상자산이 무엇인지 법에 명확히 정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형교 기자/사진=강은구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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