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잇따라 연정 붕괴…강경우파 입김 더 세진다

입력 2025-01-05 17:55   수정 2025-01-06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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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네하머 오스트리아 총리(사진)가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며 4일(현지시간) 사임했다. 강경 우파를 배제한 중도 연합을 꾸리려 했지만 재정 긴축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국민당 소속인 네하머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앞으로 며칠 안에 총리와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질서 있는 전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당은 지난해 9월 총선에서 26.3%를 득표해 강경 우파 자유당(28.8%)에 1당을 내줬지만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의 요청으로 연정 구성을 주도해왔다. 네하머 총리는 중도 좌파인 사회민주당(21.1%)과 자유주의 성향의 신오스트리아자유포럼(NEOS·9.1%)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고자 했다.

그러나 국민당과 사민당, NEOS는 재정 정책에 이견을 드러내며 연합에 실패했다. NEOS는 지난 3일 “근본적인 개혁이 합의되지 않았다”며 연정 불참을 선언했다. NEOS는 은퇴 연령 상향, 세금 감면 등 구조 개혁을 요구했다. 사민당은 부유층 상속세 인상을 주장했고 국민당은 세금 인상에 반대했다.

도이체벨레는 “네하머 총리 사임 이후 신자유주의·친기업 성향인 국민당은 자유당과의 연합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자유당 지지율은 총선 대비 6%포인트 오른 35%를 기록했다.

벨기에 역시 지난해 7월 총선 이후 반년째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신플람스연대(N-VA) 등 다섯 개 정당이 강경 우파 정당인 ‘플람스의 이익’을 제외하고 연정을 꾸리려 했으나 세금·연금 문제 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다. 보수 성향의 N-VA는 2023년 4.4%인 재정적자 비율을 유럽연합(EU) 목표치 3%로 낮추기 위해 노동·재정·연금 개혁을 요구했으나 좌파 정당은 대기업·부유층 과세를 주장하고 있다.

다섯 개 정당이 예산 논쟁에 빠진 사이 플람스의 이익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플람스의 이익은 지난해 11월까지 란스트·브레흐트·이제겜·니노베 네 개 시에서 공동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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