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미국경제학회(AEA)’ 연례총회 첫날인 지난 3일 에미 나카무라 UC버클리 교수는 ‘합리적 기대에 합리적으로 접근하기’ 주제발표를 통해 금리 예측 실패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사례를 찾기 위해 미 의회예산국(CBO)을 포함해 ‘경제전망 전문가 설문조사’를 활용했다고 소개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금리 예측에서 실제보다 너무 높은 예측값이 산출되는 점을 발견했다. 여기서 금리란 국채 금리를 비롯해 시장금리와 기준금리를 모두 포함한다.
그는 특히 “경기침체 때 이 같은 패턴이 더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금리는 급격히 하락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나카무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곧 금리가 상승해 정상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예상했다.
그는 “그러나 금리는 0%에 가까운 수준을 오랜 기간 유지했으며 이런 반복적 오류는 전문가들이 경제 상황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1980년대 초반 경기 침체 상황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은 금리를 급격히 인하해 경제를 안정시키고자 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당시 학계와 월가 등은 금리가 곧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실제로 금리는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했다.
그는 “많은 예측가가 금리가 단기적 충격, 즉 급격한 변화를 겪은 뒤 정상 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는 ‘경향 회귀 성향’을 지닌다”고 분석했다. 특히 과거의 경기 침체 패턴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현재 상황의 독특한 점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연 4%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퍼먼 교수는 4일 한국 취재진과 만나 “현재 인플레이션이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기준금리가 연 4% 이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몇 번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미국 경제가 약해지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날 열린 ‘정책 불확실성과 경제적 행동’ 세션에서는 민주주의 수준이 높은 선진국에서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비데 푸르체리 국제통화기금(IMF) 연구위원은 “대규모 개혁이나 정책의 급격한 변화 가능성이 없는 독재 국가와 달리 선진국은 선거로 인해 주기적으로 큰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박신영/송영찬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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