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경제 석학들이 재정지출 확대, 관세 부과, 이민자 추방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정책(트럼프노믹스)에 우려를 나타냈다. 트럼프노믹스가 재정적자 확대, 수입품 가격 인상, 노동력 부족 등 부작용을 일으켜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3~5일(현지시간) 열린 ‘2025 미국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재정 적자와 관련해 “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세금 인하가 있을 텐데 문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재정적자 증가를 허용할지 여부”라고 분석했다. 재정적자가 늘어나면 국채 발행 물량 증가로 채권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이민자 강제 추방과 멕시코, 캐나다와의 관세 문제도 불확실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샤팟 야르 칸 시러큐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 세션에서 “미국은 대중국 관세 부과에 따른 수입품 가격 인상으로 생산 비용이 올라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우려했다. 킴벌리 클라우징 UCLA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 세션에서 이민자 추방 문제를 다뤘다. 그는 대규모 이민자 추방 정책은 노동 공급을 감소시켜 경제 성장과 국내총생산(GDP)을 저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노믹스에 따른 중국의 경제 충격, 유럽의 성장 둔화 등 글로벌 경제에 관한 우려도 컸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는 “현재 세계 경제 성장에 일부 실제적인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으며, 이것이 미국 경제에 지속적인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샌프란시스코=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