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에코프로비엠은 전날보다 7.11% 오른 11만3000원을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인 2일에는 장중 10만5000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운 이튿날 급등한 것이다. 포스코퓨처엠도 2일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후 3일 6.09% 급등했다.
엘앤에프와 LG화학은 3일 장 초반에 이틀 연속으로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가 상승세로 전환해 각각 전일 대비 5.29%, 4.54% 상승했다.
이외에도 에코프로(10.14%), 코스모신소재(10.71%), 에코프로머티(7.11%), 에코앤드림(8.2%) 등 주로 2차전지 소재 기업들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가 나타났다.
2차전지 소재주들의 상승 요인으로는 중국 상무부가 수출 금지 및 제한 대상 기술 목록에 배터리 양극재 제조 기술, 리튬 기술과 공정을 추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게 꼽힌다. 한국산 배터리의 반사이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2차전지 소재주의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중국의 조치가 2019년 한국 대법원의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에 반발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국 반도체업계는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일본 수출기업들만 시장 점유율을 잃게 됐다.
김현수 연구원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이후 한국이 불화수소를 일본에 의존하는 비중은 기존 42%에서 최근 8%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이 사례처럼 앙극재, 전구체, 리튬 등 영역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시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산 소재 비중을 줄이면 당장 비용이 높아질 수 있지만, 디스플레이 산업과는 달리 높아진 비용을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눈길을 끈다. 김 연구원은 “국가 안보와 관련성이 높은 배터리의 특성상 산업의 흐름이 원가 절감 방향으로만 나아가기는 어렵다”며 “한국 배터리 산업의 장기 성장성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주가가 바닥을 치고 반등 추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다. 이전까지 2차전지 관련 종목의 주가 수준이 고평가됐다고 분석한 김현수 연구원은 바닥에 근접했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내년 실적 예상치에 최근 2년 평균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 도출되는 적정 시가총액이 LG에너지솔루션은 100조원, 에코프로비엠은 12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은 추가적인 기대 손실 폭이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미국과 유럽의 친환경 정책 리스크를 감안해 여전히 보수적 관점을 유지한다”면서 “정책 리스크가 어느정도 구체화해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3월 이후부터는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기차 지원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해 관련 정책을 내놓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이 그려진 이후 본격적인 반등 모색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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