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수 김준수, 지드래곤 등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트럼프호텔 앞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폭발하는 사고가 난 후, 테슬라 차량의 개인 정보 수집이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5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사고 발생 직후인 지난 2일 수사 당국이 사고 차량 잔해에서 데이터 및 영상을 추출하는 것을 돕기 위해 팀을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또 사고 차량 운전자인 용의자가 콜로라도주에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까지 이동하는 동안 이용했단 차량 충전소 영상도 제공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 1일 사고 당시 "이 사악한 바보는 테러 공격을 하는 데 있어서 차를 잘못 골랐다"는 글을 게재했다. 머스크 CEO의 이런 발언은 사이버트럭이 각종 정보를 수집해 동선 등이 완전히 드러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주차 지원이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의 경우 대부분 위치 정보나 카메라 영상에 접근하지만, 테슬라 차량의 경우 더 많은 데이터에 접근이 가능하다는 게 WP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 3일 수사 당국은 사이버트럭 폭발사건의 용의자이자 운전자인 매슈 리벨스버거가 애리조나주의 테슬라 전용 충전소에서 차량을 충전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수사 당국은 당시 이 동영상이 어떻게 입수됐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머스크 CEO가 영상을 비롯한 데이터를 기록한 드라이브를 복구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부연했다.
그렇지만 미국 내에서는 이번 사건이 테슬라를 비롯한 차량이 얼마나 많은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는지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법 집행 당국이 언제 어떻게 차량 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우려도 있다.
테슬라 자동차의 경우 자율주행을 위해 최소 8대의 카메라를 내장하고 있다. 다른 자율주행 차량들은 레이저를 발사해 주변 사물의 거리와 형태를 관측하는 '라이다(LiDAR)'를 흔히 사용하지만, 하지만 테슬라는 라이다 대신 더 많은 카메라를 장착해 주변을 인식하게 설계돼 있다. 카메라로 전후방과 측면 등 360도를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장애물이나 도로표지판, 차선, 신호등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내부 카메라를 통해 운전 중인 탑승자의 행동을 탐지하고, 음성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설치된 마이크는 운전자의 음성 정보를 저장한다. 테슬라는 이러한 데이터를 모아둔 뒤 자동차가 와이파이(Wi-Fi)에 연결되면 테슬라 서버로 전송해 자율주행 고도화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로이터통신이 전직 테슬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는 내부 직원들이 테슬라에 장착된 카메라에 담긴 영상들을 몰래 공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WP는 보험사가 차량 회사가 공유한 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확인했다고도 전했다. 비영리 재단인 모질라재단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업체 25곳 중 75% 이상이 운전자 데이터를 판매하거나 공유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절반 이상은 수사당국이나 정부 요청이 있을 경우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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