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확장한 K게임…새로운 장르·플랫폼 개척

입력 2025-01-06 15:55   수정 2025-01-0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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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게임 업계에선 ‘지식재산권(IP)’ 전략이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평가받았다. 올해 한국 게임사들은 새로운 장르와 플랫폼을 개척하며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전망이다.

6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는 한국 게임 산업의 변곡점이었다. 모바일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위주의 기존 성공 방정식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 시장은 2022년까지 모바일 MMORPG를 중심으로 호황을 누렸으나, 2023년부터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했다. 2023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약 19조7000억 원으로 전년(22조2149억 원) 대비 10.9% 감소했다. 10년 만에 역성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업황은 2023년처럼 좋지 않았다”면서도 “게임사들이 기존 IP를 기반으로 장르와 플랫폼을 다변화하며 찾은 돌파구가 올해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의 저성장 국면 타개를 위해 지난해 한국 게임사들은 장르 다변화와 콘솔 플랫폼 진출 등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넥슨은 대표 IP ‘던전앤파이터(던파)’를 활용한 액션 역할수행게임(ARPG) ‘버스트 버서커: 카잔’을 오는 3월 28일 전 세계 시장에 출시한다. ‘카잔’은 던파 세계관을 확장한 게임이다.

던파의 중국 내 인기를 바탕으로 넥슨은 지난해 연 매출 4조원 달성이 유력해졌다. 올해는 IP 확장을 통한 해외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IP 다변화 시도를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의 사전 체험판을 3월 28일에 출시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PUBG’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지난해 ‘매출 2조 원 클럽’에 진입했지만 단일 IP의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엔 숏폼 플랫폼 기업 스푼랩스에 투자하며 IP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했다.

넷마블은 ‘트랜스미디어’ 전략으로 다른 미디어의 IP를 게임으로 제작하는 방식을 이어간다. 지난해 넷마블은 웹툰 원작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나혼렙)’로 반등에 성공했다. 나혼렙 출시 직후인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약 30배 증가하며 1112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에미상 수상작인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IP를 활용한 신작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방준혁 의장은 지난해 ‘지스타 2024’ 현장에서 “넷마블의 트랜스미디어 전략이 경쟁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를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리니지’ IP의 인기 하락으로 부진했던 엔씨소프트는 올해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인기 IP ‘아이온’ 시리즈의 신작을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엔 12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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