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 본부장 대거 교체…ETF 수장 구하기 '난항'

입력 2025-01-07 06:57   수정 2025-01-07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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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 시장 3위 KB자산운용이 최근 조직 개편과 인사를 통해 1960년대생 본부장들을 대거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인사 이후 김찬영 ETF사업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해 ETF 사업 수장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ETF 사업에서 그 뒤를 잇고 있는 육동휘 실장이 다른 부서의 본부장으로 영전해 대체자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6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이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 개편·인사에서 육동휘 ETF마케팅실장(1980년생)이 연금WM본부장을 맡게 됐고, 기존 본부장인 이석희(1969년생) 상무는 퇴사 수순을 밟는 것으로 전해졌다.

KB자산운용이 ETF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본부장으로의 승진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3일 기준 13조1412억원으로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1459억원 차이에 불과한 상태다. 지난달 27일엔 한국투자신탁운용에 3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선 조직의 역동성을 불어넣기 위해 세대교체에 나섰다는 시각과 성과와는 무관하게 이뤄졌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ETF를 연금 사업에도 이식하려는 작업을 선제적으로 단행한 인사 조치로 보기도 한다. 실제 ETF 시장 1위인 삼성자산운용이 이 같은 행보를 보인 만큼 이를 벤치마킹한 것이란 관측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은 공모펀드와 ETF를 담당하는 리테일 조직, 기관 담당과 연금 조직이 별도로 있다"며 "기존에는 연금 부서가 ETF를 안 하고 공·사모만 하다가 최근 연금에 국한된 ETF 영역이 이 부서로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KB자산운용의 인사 단행 후 김찬영 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해 ETF 사업을 이끌 수장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점이다. 김 본부장 다음 타자로 꼽히던 육동휘 ETF마케팅실장이 연금WM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 뒤를 이을 인재가 마땅치 않은 상황으로 전해진다. 현재 ETF사업본부는 △운용실(실장 노아름) △상품기획실(이수진) △마케팅실(서지석) 등 3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대체로 KB자산운용에 합류한지 1~2년 밖에 되지 않았다. 특히 KB자산운용이 수년간 ETF 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우수한 외부 인력이 진입하기에도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육동휘 실장이 KB자산운용에서 해당 직책 중 가장 오래 근무해 (회사를) 잘 아는 인물인데, 이미 인사가 난 상황에서 다시 돌아가기도 애매한 상황"이라며 "KB자산운용이 1년 만에 '본부장 무덤'이 된 상황에서 능력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적합하지 않은 인력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사업부에서도 1960~1970년대 초반 본부장들이 대거 교체됐다. 대체투자부문과 ESG·커뮤니케이션본부가 폐지되면서 김형윤 부문장(1968년생)과 양승익 본부장(1971년생)이 회사를 떠나게 됐다.글로벌멀티에셋본부와 글로벌운용본부가 통폐합되면서 김대영 글로벌운용본부장(1974년생)은 면직돼 일반 실원으로 격하됐고, 후임인 김강일 글로벌운용본부 이사(1980년생)가 실장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KB자산운용이 KB금융지주의 계열로 보수적 인사를 단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는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령대가 대거 바뀐 인사가 나온 점이 눈에 띈다"며 "지난해 대표이사의 내부 승진부터 시작해 쇄신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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