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또 해냈다. 존속살해 혐의로 무기징역을 확정받은 무기수 김신혜 씨(47)의 재심 사건을 맡아 24년 만에 무죄를 끌어낸 것.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박현수 지원장)는 6일 존속살해·시체유기 혐의로 기소돼 무기징역형이 확정된 김 씨에 대한 재심 선고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2000년 3월 7일 전남 완도군에서 수면제를 탄 양주를 마시게 해 아버지를 살해한 뒤 렌터카에 태워 돌아다니다 버스정류장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2001년 3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재심 재판부는 "김씨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어 무죄"라고 밝혔다.
무죄 판결 직후 취재진과 만난 박 변호사는 "24년간 무죄를 주장해온 당사자의 진실의 힘이 무죄의 강력한 증거였다"면서 "이 판결이 김 씨와 그의 동생들이 삶을 회복하는 데 큰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한 인권 운동가의 공론화로 사건의 진실이 묻히지 않아 사건 초반부터 조사하고 정의로운 결과를 이룰 수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결국 진실을 밝혀진다. 공정하고 편견 없이 재판해준 판사님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 씨 사건의 재심 재판 변호를 맡아온 박 변호사는 장기간 복역 등으로 정신적 상태가 불안정한 김 씨가 반복적으로 박 변호사의 선임을 취소하는 상황에서도 변호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변호사는 "피고인은 24년간 독방에서 노역 없이 홀로 투쟁하고 방치됐다"면서 "출소 후 이 사건이 소비되지 않고 피고인의 마음과 상처가 회복될 수 있도록 공동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2007년 수원역 노숙 소녀 살인 사건 재심을 맡은 이후,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사건, 완주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치사사건 등 재심 사건을 도맡아 무죄를 받아내며 '재심 전문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현재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과 진도 저수지 살인 사건 등의 재심도 맡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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