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가장 넓은 길

입력 2025-01-06 17:21   수정 2025-01-0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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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갑진년은 격동적인 한 해였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도입과 확산 속에서 우리 산업계는 대전환을 맞이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코스닥시장에는 빅데이터를 무기로 기술의 경계를 허물고 시장을 혁신하며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가는 기업이 속속 등장했다. AI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희소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거나 소비 패턴 분석을 통해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제공하는 등 미래 기술로 무장한 ‘작은 거인’들이 코스닥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며 역동적인 한 해를 만들어 냈다.

한편 지난해 우리 금융시장에는 시련도 있었다. 국제 정세와 남북 관계가 맞물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수출입 분야와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혼란스러운 국내 정치 상황으로 증시와 환율에 불안감을 더했다.

다행히 상황이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가며 국가 대외신인도가 회복하고 있어 시장 반등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수출 둔화, 환율 상승, 도널드 트럼프 리스크 같은 대내외 불안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새해에도 우리 기업은 적잖은 위기를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위기 앞에서 우리 기업인에게 양광모 시인의 ‘가장 넓은 길’이라는 시가 주는 울림을 함께 나누고 싶다. ‘살다 보면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원망하지 말고 기다려라./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네 마음속에 있다’라는 문구는 기업인에게 용기와 힘을 불어넣는다.

기술혁신을 통해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변혁을 일으키는 과정을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창조적 파괴’라고 불렀다. 창조적 파괴와 맥락을 같이하는 ‘응변창신(應變創新)’의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코스닥 기업들이 지속적인 도전과 혁신으로 현재의 당면한 위기를 잘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당면한 현재의 위기는 때때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제공한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처럼, 새벽의 어둠이 짙을수록 동쪽 하늘에서 떠오르는 태양은 더욱 찬란히 빛나는 법이다.

새해 첫날 고향 속초 해변에서 올해의 첫 일출을 맞았다. 창업 이후 매년 이곳을 찾아 떠오르는 해를 보며 회사의 발전과 임직원의 건강, 가족의 행복을 기원해왔다. 그 어느 해보다 올해의 첫 일출은 붉고 강렬한 것 같다. 2025년도 어려움이 많겠지만 ‘길은 아직 우리 안에 있다’는 신념으로 혁신과 도전을 지속한다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더 나아가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만들어 온 코스닥 기업들이 ‘가장 넓은 길’도 발견하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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