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맡겼던 LCC 정비, 인천서 직접 한다

입력 2025-01-06 18:10   수정 2025-01-07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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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 국내 첫 저비용항공사(LCC) 전용 항공 정비 시설이 구축된다. 제주항공 참사를 계기로 국내 LCC가 ‘해외 원정 정비’를 해 온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앞으로 국내 처리가 가능해지면 외화 절감은 물론 항공기 운행 안정화와 안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 국내 첫 LCC 정비 시설 착공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인근에 조성되는 첨단복합항공단지(영종도)에 티웨이항공의 정비시설이 들어온다고 6일 밝혔다. 첨단복합항공단지 1단계는 항공기의 정비·수리를 한곳에서 처리하는 항공 유지·보수·운영(MRO)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축구장 약 10개 규모(7만㎡) 부지에 조성 중으로 내년 준공 예정이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이스라엘의 국영기업 IAI도 2026년 이후 입주한다.

인천공항공사와 티웨이항공이 체결한 협약에 따르면 항공기 정비시설은 올해 격납고 등 정비시설 본설계를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공사에 착공해 2028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1만5000㎡ 규모의 격납고와 업무공간(약 2만㎡)이 들어선다. 격납고는 E급(350석 규모) 항공기 1대 및 C급(190석 이하) 항공기 4대를 동시에 정비할 수 있는 2베이(bay) 형태로 지어진다. 연간 70대 항공기의 자체 정비를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티웨이항공이 투입하는 사업비는 1500억원가량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자체 항공 정비 시설을 갖추면 연간 약 129억원의 경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첫 운영 3년간은 티웨이 항공기 위주로, 4년째부터는 다른 국적 LCC를 우선해 외주 정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화 절감에 안전 운항 기여 효과도
티웨이항공의 항공 MRO 시설이 본격적으로 가동해 다른 LCC의 항공기도 정비·수리가 가능해지면 해외 위탁 항공 정비 물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나머지 LCC가 자체 항공 정비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서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은 대부분 정비 물량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항공 정비 시설을 갖춘 모회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정비시설을 이용하거나 일부 물량을 해외로 보낸다.

국가적으로도 이익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항공 MRO산업은 해외 의존도가 높아 매년 항공 정비 물량의 56%인 약 9000억원을 해외 정비시설에 지급한다. LCC 규모가 늘면서 항공 정비 물량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인천공항공사는 티웨이 항공 정비 시설이 가동되면 10년간 약 4784억원의 생산 유발액, 1000여 명의 고용 창출에 이어 30년간 약 1826억원의 MRO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공사는 이스라엘의 IAI 개조시설과 티웨이항공 정비시설 유치를 계기로 첨단복합항공단지에 해외 LCC 정비 수요를 국내로 유입시킨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는 “LCC 자체 항공 정비 시스템이 체계화되고 항공기 운항 일정이 안정화하면 이용객의 여객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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