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너무 놀라 헛웃음만…95년생 천재소녀 앞세운 中 일냈다

입력 2025-01-06 17:30   수정 2025-01-07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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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기술 수준이 미국 빅테크와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학습에 꼭 필요한 장비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 대신 저사양 GPU만으로 이룬 성과다. 미국이 2년 넘게 고성능 반도체 수출을 막았음에도 중국의 ‘AI 굴기’를 멈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역대 최고 수준 오픈소스 AI
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지난달 새로운 대규모언어모델(LLM) ‘딥시크 V3’를 공개했다.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개(오픈 소스) LLM이다. 이 모델의 파라미터(매개변수)는 6710억 개에 달한다. 매개변수는 AI가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데이터를 서로 연결하는 규모다.

딥시크 V3의 매개변수 규모는 역대 오픈 소스 모델 중 가장 크다. 메타 ‘라마 3.1’의 1.5배 이상이다. 딥시크에서도 글쓰기,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코딩), 번역 등 문자 기반의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다.

이 AI의 성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 딥시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V3는 코딩 벤치마크(성능 평가)에서 오픈AI의 ‘GPT-4o’, 메타의 ‘라마-3.1’ ‘클로드-3.5 소넷’ 등을 넘어섰다. 수학에선 성능 차이가 더 컸다. 미국 고등학교 수학 경시대회 문제로 평가하는 ‘MATH 500’ 기준으로 딥시크 V3는 90.2점을 기록했다. 나머지는 모두 70점대에 그쳤다.
개발 비용은 100분의 1
업계가 주목한 건 개발 과정이다. 딥시크는 V3를 개발하면서 엔비디아의 반도체 H800 구동 시간 기준으로 278만8000시간을 훈련했다고 밝혔다. 비용으로 따지면 557만달러(약 82억원) 정도다. 라마 3.1의 개발비(엔비디아 H100 1만6000대 투입 기준) 6억4000만달러(약 9406억원)의 100분의 1 수준이다. 오픈AI 공동 창업자이자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주도한 안드레이 카파시는 소셜미디어 X에서 “최첨단의 LLM을 웃음이 나올 정도로 적은 예산으로 만들었다”며 딥시크를 극찬했다.

딥시크가 A100, H100 등 엔비디아의 최신 최고 사양 반도체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고성능 반도체를 확보해 군사 무기와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22년 10월부터 A100과 H100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딥시크가 확보한 H800은 엔비디아가 기존 H100을 중국 수출용으로 변형한 저사양 모델이다. 미국 정부는 2023년 10월 H800의 수출도 금지했지만 중국이 상당량의 물량을 확보한 뒤였다.
AI 인프라 세계 1위 중국
딥시크는 최신 GPU의 부재를 기술 혁신으로 해결했다. 데이터를 압축하고, 전송 과정에서의 병목 현상을 줄이는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GPU 의존도를 낮췄다는 설명이다.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미국 정부의 수출 제한으로 중국 AI 기술 성장 속도가 최근에 더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AI 저력의 바탕은 인적 인프라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중국의 AI 연구자 규모는 2022년 기준으로 41만 명이 넘는다. 2위 인도(19만5000명)와 3위 미국(12만 명)을 합친 것보다 많다. AI 논문 발행은 같은 기간 22만 건으로 미국의 세 배 수준이다.

딥시크의 개발자 역량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LLM 개발팀을 이끄는 유우는 마이크로소프트(MS) 선임연구원 출신이다. 딥시크 V3를 개발하고 최근 샤오미로 이직한 뤄푸리는 중국에선 ‘1995년생 천재 AI 소녀’로 불린다. 2019년 글로벌 AI 학회인 전산언어학학회(ACL)에 제1 저자 2편을 포함해 총 8편의 논문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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