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여행 명소를 물어보면 추천 리스트를 말해주고, 몸 상태를 살펴 눈과 귀를 편안하게 하는 화면을 알아서 틀어주는 TV. 2~3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 현실이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인공지능(AI)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기능을 극대화한 TV를 공개했다. AI 시대를 맞아 TV가 단순히 영상을 시청하는 기기가 아니라 개인 취향을 학습해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맞춤형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한 ‘비전 AI 컴패니언’도 처음 공개했다. 비전 AI 컴패니언은 사용자의 관심사와 질문에 맞춰 시각적인 답변을 제공한다. 올여름 라스베이거스 휴가지를 추천해 달라고 하면 주요 일정부터 현지 맛집, 볼거리까지 가이드처럼 알려주는 식이다.
LG전자도 올해 CES에서 AI 기능을 적용한 신형 TV를 공개했다. 리모컨의 전용 버튼을 누르면 AI가 TV 시청 이력 등을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한다. 시청자의 눈과 귀를 편안하게 하는 화질과 사운드로 바꿔주는 기능도 있다. 16억 개 화면 모드와 4000만 개 사운드 모드를 내장해 대다수 이용자의 취향에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 TV의 AI 추천 성능도 고도화됐다. ‘잘생긴 아이돌 출신 배우가 나오고 어린아이와 함께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 보여줘’라고 요청하면 지시를 알아듣고 적정 프로그램을 안내해 준다.
삼성전자는 100형(250㎜)과 115형 네오 QLED 모델을 처음 선보였다. 크기만 큰 게 아니다. 한층 강화된 AI 화질과 음질 기술을 적용해 콘텐츠를 감상할 때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한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미래형 스크린인 홀로디스플레이와 미러디스플레이도 처음 공개했다. 홀로디스플레이는 공간에 물체의 형상을 보이게 해 3차원(3D) 효과를 내는 스크린이다. 미러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 LED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거울 형태의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아모레퍼시픽과 협업해 디스플레이에 얼굴을 가져가면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화장품을 추천하는 시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는 프리미엄 LCD(액정표시장치) TV인 100형 QNED TV를 통해 초대형 TV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김채연/박의명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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