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수익률 꼴찌’라는 굴욕을 겪은 한국 증시가 새해 초반 반전 기록을 쓰고 있다. 중국 일본 등 주변국 증시가 주춤한 가운데 나홀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증시의 고평가 논란 속에 ‘K증시가 가장 싸다’는 인식이 퍼진 데다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상승, ‘CES 2025’ 개막 등이 호재로 작용하며 국내 수출주가 일제히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91% 상승한 2488.64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가 376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작년 12월 PMI(49.3)가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상승하자 외국인이 저가 매수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PMI는 한국 수출의 대표적인 선행지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PMI가 회복하면서 국내 제조업 경기와 수출도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CES 2025를 앞두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업황을 향한 기대가 커지는 것도 영향을 줬다. 수출주면서 엔비디아의 밸류체인(가치사슬) 대표주인 SK하이닉스는 이날 9.84% 급등한 19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14.89% 올랐다.
통계적으로 약세장으로 마감한 이듬해 1월 코스피지수는 대체로 강세였다. 2018년 코스피지수는 연간 17.28% 하락했지만 2019년 1월에는 8.03% 상승했다. 2011년과 2014년에도 약세장으로 마감한 뒤 이듬해 1월 각각 1.76%, 7.12% 올랐다.
다만 1월엔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이 많은 만큼 큰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국내 증시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저평가됐지만 장기 상승세를 이끌 만한 모멘텀이 아직 뚜렷하지 않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결정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공식 취임,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 발표 등도 변수다.
심성미/배태웅/선한결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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