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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요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관세 확대, 세금 인하, 이민 억제 계획이 초기 예상만큼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트럼프가 연방준비제도를 통제하려고 들 경우 인플레를 유발할 실질적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6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주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경제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2기의 미국 경제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의미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표명했다.
트럼프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최고치에 비해 훨씬 낮고 실업률은 역사상 최저인 4.2%이며 경제는 약 3%로 호황을 구가하는 미국 경제를 이어받게 된다.
그러나 트럼프는 중국 뿐 아니라 멕시코, 캐니다, 유럽연합(EU)에 대한 강력한 관세를 부르짖고 있다. 이는 수입 상품의 가격 인상을 유발한다. 또 만료되는 세금 감면을 다시 연장함으로써 연준이 수요 냉각을 유도하려는 노력과 달리 수요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이민 단속 강화는 미국내 노동력 증가의 주요 원천을 침체시킴으로써 일부에서는 이것이 임금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 연준 의장인 벤 버냉키는 "공공재정 측면에서 트럼프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민 제한으로 임금은 상승할 수 있지만, 동시에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이 줄어들어 물가 압박이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두 차례 자문을 맡기도 했던 버냉키는 "관세는, 트럼프가 협상 목적으로 일시적인지, 아니면 영구화할 지 알 수 없어 예측이 어렵다"고 언급했다.
버냉키와 경제학자들은 또 국가 부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의회가 추가 감세를 지지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의 경제학 교수이자 오바마 행정부의 전 고문인 크리스티나 로머도 "전체 거시경제 측면에서 볼 때 급격한 변화나 두려운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가장 큰 위험은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경우로 이는 신뢰 훼손 및 금융시장 혼란 등 중대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이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자문을 맡았던 제이슨 퍼먼도 트럼프가 당파적 지명이나 연준 이사회의 독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의 정책은 인플레이션에 0.3%p~0.4%p 정도의 비교적 작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는 동의했다. 그럼에도 현재 2.4%인 물가상승에 불과 몇 퍼센트 포인트만 더 추가되어도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가 보류될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물가 압박이 가라앉지 않으면 내년에는 금리 인상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경제학자들은 현재 미국 경제의 힘과 추진력이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던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캐런 다이넌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제안과 이민 규제는 성장에 역풍을 불어넣거나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처방과 주식 시장 상승으로 탄탄한 경제 성장과 디스인플레이션으로 미국 경제가 올바른 방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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