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5N1) 감염자가 처음으로 숨진 사례가 보고됐다.
미 루이지애나주 보건부는 6일(현지시간) H5N1에 걸려 입원했던 환자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망자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달 중순 H5N1 감염자 가운데 처음으로 심각한 증세를 보인다고 발표했던 환자다.
루이지애나 보건부는 이 환자에 대해 65세가 넘었으며, 기저질환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환자는 자택 뒷마당에서 기르던 가금류와 야생 조류에 노출된 뒤 H5N1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 이 환자를 감염시킨 H5N1 바이러스는 전국의 많은 낙농장과 가금류 농장에서 발견된 바이러스 버전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환자에게서 검출된 바이러스는 'D1.1'으로 이전에 미국의 젖소와 일부 가금류, 이와 접촉한 사람에게서 검출된 바이러스 'B3.13'과는 다른 유형이다.
CD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는 H5N1 바이러스가 수백곳의 낙농장으로 확산됐고, 사람에게까지 전염돼 지난해 4월 이후 66명의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이번 첫 사망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감염자 모두 경미한 증세를 보였다.
미 CNN 방송은 동물·조류 인플루엔자 생태학 권위자인 리처드 웹비 박사의 발언을 인용해 "이 바이러스의 계보를 25년 동안 연구해 왔는데 이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본 것 중 가장 위험한 형태"라며 "이 바이러스가 마침내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켰다는 사실은 놀랍지는 않다"고 썼다.
또 에모리대 의대 시마 라크다왈라 박사의 발언을 인용해 "바이러스의 진화는 우려스럽지만, 그만큼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추가로 전염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전염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보도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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