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방위산업은 국가안보의 핵심 요소로서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방위산업은 시장의 한계성으로 인해 성장이 제한적이라서 글로벌시장 진출이 매우 중요한 성공 요소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쟁이 발생하면서 전쟁 억제력과 지속가능한 군사력 유지가 국가별로 매우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관련국들은 자국의 방위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산 협력 및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2020년까지 연평균 20억~30억 달러에 머물던 우리나라의 방산 수출은 2023년에는 140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수출 대상국은 2022년 4개국에서 2023년 12개국으로 늘어났다. 방산 수출 성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2021년 이전까지는 방산 수출의 주된 시장이 동남아였으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의 지정학적 위협을 가중함에 따라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으로의 수출이 전체의 약 88%를 차지할 정도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의 국방비 지출 규모가 커지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로 유럽에서 전력 공백이 발생하면서 재래식무기 체계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구에 적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시스템이 K-방산이다. 이는 한국 방위산업이 한반도 안보 특성을 배경으로 한 재래식무기의 생산 설비 유지와 비교적 높은 공장 가동률로 인해 빠르게 해외에서 요구하는 무기 체계를 납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3대 주요 방산 수출 장비인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계열 항공기가 미국과 유럽의 경쟁 무기 체계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성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높아서 해외 방산 시장에서 매력적인 상품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앞으로 세계 방산 시장의 수요는 현재 지정학적 안보 위기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에 전 세계 국방 예산이 약 2% 감소한 것에 반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2023년에는 약 4.4% 증가했다. 그리고 향후 2032년까지 전 세계 국방 예산은 1%대에서 꾸준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은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리고 방산 관련 공급 측면에서는 기존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이 구매국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품질과 가격, 빠른 납기를 마칠 수 있는 우리나라가 새로운 공급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내 국방과학기술의 혁신과 가격 대비 성능비 그리고 군수 및 정비 지원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신뢰성이 있는 공급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동맹국과 우방국들에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수량을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적인 방산 공급망의 차질을 빚고 있는 현재 상황을 해결해 줌으로써 우리 방산 수출이 자국의 안보에 직간접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시점에서 우리나라의 방산 수출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와 기존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공급 한계에 있어서 우리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현실이다. 이러한 글로벌 방산 시장 조건과 우리나라 방산의 강점을 활용하여 수출 정책을 발전시키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및 기술혁신을 통해 방산 수출을 확대한다면 향후 해외 방산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따른다. 현재 수출 대상국의 금융지원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방산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수출금융 제도를 보완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품질 및 신뢰성 확보를 위해 PMS(Productivity Management System) 인증을 방위산업에 도입함으로써 국제 방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수출 대상국 외부 정치 상황은 물론 외교·안보의 변화 또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와 미래의 방산 수출 전략을 세심하게 계획하고 집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향후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첫째, 미래 안보 환경에 대비한 지속적인 국방 연구개발 및 혁신적 획득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투자는 우리나라가 미래의 방산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해외 방산 협력 파트너 국가를 발굴하고 이를 중심으로 방산 협력 및 수출 전략을 수립하여야 한다. 파트너 국가는 국방 외교와 지정학적 전략의 핵심 요소로서 현지 생산시설은 수출입 장벽을 낮춰 주변 국가로의 접근성을 높이고 유지·보수 시민 및 운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민감한 국제정치, 경제 상황을 고려한 선제적 국방 외교 강화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방산 수출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신뢰할 수 있는 안보 협력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국제 안보 질서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국방 외교를 전략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김홍유 경희대 교수(한국방위산업협회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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