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판교·부산 센텀 등 1조 백화점 12개…점포거래액 절반 넘어

입력 2025-01-07 10:20   수정 2025-01-0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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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물가와 소비 침체 분위기 속 백화점 업계 성장률이 1% 미만으로 정체했다. 이 가운데 점포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AK 등 5대 백화점 68개 점포의 전체 거래액은 39조8002억원으로 전년(39조4281억원)보다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역기저 현상과 보복 소비 심리에 힘입어 2021∼2022년 2년 연속 전년 대비 10% 이상 고성장한 백화점 업계는 지난 2023년 성장률이 1.7%로 고꾸라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1% 아래로 뚝 떨어졌다.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별로 보면 롯데가 지난해 거래액이 13조8325억원(34.8%)으로 가장 많았고 신세계 12조6252억원(31.7%), 현대 9조4493억원(23.7%)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갤러리아와 AK가 각각 2조7991억원(7.0%), 1조941억원(2.7%)으로 4∼5위였다. 전년과 비교하면 롯데(1.2%↑)와 신세계(3.7%↑)만 거래액이 늘었고 현대(0.2%↓), 갤러리아(3.8%↓), AK(9.3%↓) 등 나머지 3사는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점포별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졌다. 수도권과 광역시급 대형 점포만 성장했고, 지방 점포는 대부분 급격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한 점포 수를 보면 신세계와 현대가 각 4개 점, 롯데 3개 점, 갤러리아 1개 점 등 12개였다. 신세계 센텀시티와 대구점, 롯데 부산본점 등 3개를 제외하면 모두 수도권에 있는 점포들이다.

해당 12개 점포의 지난해 거래액은 21조936억원으로 전년(20조929억원) 대비 5.0% 증가해 전체 거래액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전체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0%에서 53.0%로 2%포인트 높아졌다. 사별 1조원 클럽 점포의 매출 비중을 보면 롯데가 2023년 43.7→45.5%, 신세계가 63.6→65.1%로 각각 올라갔고 현대(55.2→57.1%)와 갤러리아(39.2→41.9%)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이들 12개 점포를 제외한 나머지 56개 점포의 거래액은 2023년 19조3천352억원에서 지난해 18조7천66억원으로 3.3% 감소했다. 56개 점포의 80%가 넘는 45개가 역성장했다. 대부분 지방의 중소도시에 있는 점포들이다. 36개 점포는 2년 연속 거래액이 감소하며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수도권-지방 점포 간 양극화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수도권보다 소비력이 떨어지는 광역시와 중소도시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뛰어난 한 개의 백화점만 생존하는 '일극 점포 체제'가 굳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를 불문하고 지방 점포의 매각, 폐업, 업종전환 등 구조조정 시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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