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80대 노인 운전자 섞어 놓은 듯.”(배런스, 2023년 9월) “좋아졌지만 비보호 좌회전에서 쩔쩔맸다.”(2024년 8월) “놀랍다. 믿음직한 운전자처럼 느껴진다.”(2025년 1월)
테슬라의 자율주행 지원 소프트웨어 FSD(Full Self-Driving)에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FSD 최신 버전인 v13.2를 테스트한 뒤 “정말 좋다. FSD가 믿음직한 운전자처럼 느껴진다”고 평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1월부터 자율주행 컴퓨터 AI4가 탑재된 차량에 FSD v13을 배포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FSD v13.2는 기존 버전보다 운전자의 개입 횟수가 상당히 줄었다. 주차된 차량, 공사 구간, 어려운 좌회전, 과속 방지턱, 보행자를 놀라울 정도로 능숙하게 피하거나 처리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성능이 확연히 진보했다는 평가다.
과거 이 매체는 FSD에 냉정한 평가를 해왔다. 2023년 v11.3.6을 한 달간 1000마일 이상 주행한 뒤 “운전이 미숙한 10대와 80대 노인을 섞어놓은 것처럼 답답했다”며 “교차로, 정지표지판, 주차된 트럭, 움푹 팬 도로 등 다양한 상황에서 운전자가 개입해야 했다”고 혹평했다. 특히 우물쭈물하는 자율주행 탓에 다른 운전자들에게 경적을 받곤 했다고 전했다.
배런스는 작년 8월 FSD v12.5 시험 주행에선 “기존보다 많이 나아졌다”면서도 “특정 신호등이나 표지판을 읽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다”고 보도했다. 차량이 교통경찰의 수신호 지시에 반응하지 못해 운전자가 개입하기도 했다.
7일 개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 참석한 국내 테슬라 전문가들도 FSD v13.2를 체험한 뒤 감탄을 쏟아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 투자자 메모를 통해 “사이버트럭 FSD와 웨이모 로보택시를 체험했다. 충격과 놀라움이 든다. 미래는 이미 찾아왔다”고 전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본인의 X(옛 트위터)에 “(FSD로) 캘리포니아 베이 지역을 사흘간 726㎞ 주행했다”며 “운전자 개입 횟수 0회, 심리적 불편 횟수 1회”라고 밝혔다. “자율 이동 소프트웨어 개발은 이제 끝났다”라고도 했다.
테슬라에 따르면 FSD v13은 엔드투엔드 주행 신경망의 모든 부분을 업그레이드했다. 엔드투엔드 방식은 데이터 입력부터 최종 행동 결정까지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과 운영 과정을 하나의 통합된 신경망으로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인간의 프로그래밍 코드를 삭제하고 자율주행 전 과정을 AI(딥러닝 모델)에 맡겼다는 얘기다. 테슬라는 20억 마일 이상(지난 3분기 누적 기준)의 고객 주행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자율주행을 구현한다.
현재 FSD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감독형이다. 테슬라는 올해 비감독형 FSD와 로보택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회사의 북미 시장 운행 대수는 250만대다. 지난 3일 삼성증권은 FSD 구독률을 15%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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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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