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통으로 안성~구리 이동 시간은 기존 88분에서 39분으로 절반 이하로 단축된다. 주행 거리는 92㎞에서 72.2㎞로 19.8㎞가량 줄어든다. 고속도로를 통해 서울과 위례·동탄 등 수도권 주요 신도시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기존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의 상습 정체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안성~구리 고속도로가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의 주요 배후 교통망 역할을 하게 되는 만큼 반도체 산업과 수도권 동남부 지역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성∼구리 고속도로는 여러 기록을 세운 시설물도 특징이다. 교각과 교각 사이 거리(경간)가 540m로 세계에서 가장 긴 '고덕토평대교'가 함께 개통됐다. 한강을 가로지르는 33번째 다리로, 강동구 고덕동과 구리시 토평동을 잇는다. 또 국내 최장(8345m) 6차로 터널인 '남한산성 터널'도 뚫렸다.
모든 구간에 배수성 포장을 시공해 눈비가 올 때 도로 미끄럼을 줄이고, 음파 센서 기술을 통해 도로 평평함을 확인하는 등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게 했다. 또 도로 내 사고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스마트 교통관제와 사물인터넷(IoT) 기반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 시스템 등을 도입한 ‘미래형 고속도로’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지하철 8호선 연장(별내선)으로 구리는 '지하철 시대'를 열기도 했다. 별내선은 별내역와 다산역, 동구릉역, 구리역, 장자호수공원역, 암사역사공원역을 지나 기존 8호선 종점인 암사역을 통과한다. 구리에서 서울 송파구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하게 됐다.
교통망 개선으로 구리 전셋값도 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구리시 아파트 전셋값은 8.63% 올라 수원시 영통구(8.8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장자호수공원역 인근 단지인 교문동 '장자마을 동양' 전용면적 118㎡는 지난달 8억원에 전세 거래돼 신고가를 썼다. 같은 면적 매매가는 15억원 안팎에 매물이 나와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신도시는 교통이 좋아지거나 일자리가 늘어날 때 주택시장에 활기가 생긴다"며 "구리는 강 건너 서울 강동구 등지와 출퇴근 교통이 개선되며 임대차 시장도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도로 시작점인 안성은 신규 개발이 이뤄지면서 물류 중심지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로를 통해 서울 동북권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덕분이다. 다만 주택 시장은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적지 않아 가격이 약세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안성 고삼면 등지에서는 토지 시장 등이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빠숑’이란 필명으로 알려진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안성과 용인 지역의 물류단지 및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며 "수도권 주요 신도시와 연결된 지역에서는 교통 개선으로 주거지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구리와 안성 지역 미개발 토지 등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도 추천한다"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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