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대륙아주가 무료 법률상담 챗봇을 개발했다는 이유로 단행된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징계 조치에 대해 정식으로 불복 절차를 밟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륙아주는 이르면 이날 법무부에 지난해 11월 변협 징계위원회에서 확정된 징계에 대한 이의를 신청한다.
변호사법은 변협에 징계 혐의에 대한 조사·결정 권한을 부여하되 이에 대한 불복 절차를 보장하고 있다. 징계 혐의를 받는 법무법인 또는 변호사는 변협으로부터 징계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대륙아주가 변협으로부터 통지서를 송달받은 건 지난달 9일로, 이의신청이 가능한 기간은 이달 8일까지다. 대륙아주는 송달문 내용을 검토한 뒤 불복 사유와 전문가 의견서 등을 첨부한 이의신청서를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징계의 정당성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최종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변협 단계에서 결정된 징계는 개시되지 않는다.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대륙아주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이면 징계는 즉각 취소된다.
변협은 지난해 11월 대륙아주와 소속 변호사 6명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세부적으로 대륙아주에 과태료 1000만원, 김대희·이규철 대표변호사, 강우경 변호사에 각각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됐다. 나머지 변호사들에게는 견책 처분이 내려졌다.
대륙아주가 지난해 3월 출시한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법률상담 챗봇 ‘AI대륙아주’가 변호사법과 변호사 광고 규정 등을 위반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변협은 대륙아주가 해당 플랫폼 개발 과정에서 법률정보기술 스타트업 넥서스AI와 협업했고, 이 회사를 플랫폼상에 노출한 것이 변호사법 34조 5항 위반이라고 본다. 이 조항은 변호사가 아닌 자는 변호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업무를 통해 보수나 그 밖의 이익을 분배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 자격이 없는 넥서스AI가 AI대륙아주를 통한 광고로 경제적 이익을 거뒀다는 게 변협 측 논리다.
대륙아주가 보도자료 등에서 AI대륙아주가 무료 법률상담을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운 것도 무료 또는 부당한 염가를 표방하는 광고를 금지하는 변호사 광고 규정 제4조 제12호에도 배치된다는 것이 변협 판단이다. 변호사법 제24조 등에 규정된 품위 유지 의무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대륙아주는 변협이 관련 조항들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했다”며 반발하면서도 변협 징계가 강행될 조짐을 보이자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전격 중단했다. 중단 당시 AI대륙아주 서비스 이용자 수는 약 5만5000명으로 추정됐다. 이규철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서비스 출시 초기 김영훈 변협 회장을 직접 만나 (대륙아주 측 입장을) 설명했지만, 위법하니 사실상 중단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밝혔다.
대륙아주는 법무부 징계위원회 단계에서 징계가 최종 확정될 경우 행정소송을 활용한 재불복에 나설 방침이다. 이 대표는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이의신청을 기각하면 해당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징계의 집행정지를 구할 예정”이라며 “여러 법률적 쟁점에 대해 법원에서 충분히 다퉈볼 만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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