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띄우고 폭스콘이 끌어올렸다…잇단 희소식에 반도체주 랠리

입력 2025-01-07 15:47   수정 2025-01-0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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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의 호실적이 전 세계 반도체 주식을 일제히 끌어올렸다. 폭스콘의 어닝서프라이즈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는 지표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말 마이크로소프트가 AI 데이터센터에 연간 800억달러(약 117조76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뒤 잇단 업계 희소식에 반도체주 동반 상승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칩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6일(현지시간) 3% 넘게 올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3.43% 오른 149.43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7일의 148.88달러를 뛰어넘은 역대 최고가다. 작년 말 128달러 선까지 떨어지며 조정 국면을 맞는 듯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다시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이날 주가 상승세에는 엔비디아의 협력업체인 폭스콘이 호실적을 발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전날 폭스콘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2조1300억 대만달러(약 95조12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평균 예상치(13%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올해 1분기에도 상당한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폭스콘은 애플의 아이폰을 조립·생산하는 업체로 유명하지만, AI 서버 등 데이터센터 하드웨어와 클라우드 네트워킹 관련 장비도 생산한다. 엔비디아 반도체를 사용하는 AI 서버와 같은 장비를 조립하고 제조한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서버용 GB200 칩을 탑재한 하드웨어 생산을 위해 멕시코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 중이다.

AI 서버 관련 장비를 생산하는 폭스콘의 관련 호실적은 해당 장비에 필요한 핵심 구성 요소인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의 수요 증가를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폭스콘은 실적 발표에서 "올해 AI 서버를 포함한 클라우드 사업 부문이 매출 성장을 이끈 반면 컴퓨팅 제품, 스마트 소비자 전자제품 부문은 소폭 감소했다"며 "이 부문 매출이 (회사의 오랜 주력 사업인) 아이폰 제조 부문 매출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C는 "이는 AI 열풍이 앞으로 더 성장할 여지가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아시아, 유럽, 미국 전역의 여러 반도체 회사 주식이 동반 상승했다.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 주가 역시 3% 이상 상승 마감했으며, 미국의 다른 반도체 회사인 퀄컴과 브로드컴도 1% 이상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대만 반도체 제조 회사 TSMC 주가도 220.0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에서는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회사인 네덜란드 ASML의 주가가 8.7% 상승 마감했다. 독일 인피니언과 프랑스·이탈리아 기업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각각 7% 가량 급등했다. CNBC는 "반도체 주식 전반을 더욱 끌어올린 또 다른 요인은 지난주 말 마이크로소프트의 AI 투자 발표"라고 전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은 지난 3일 자사 블로그에 "2025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에 AI 모델을 훈련하고 AI와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기 위한 AI 지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8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구매해 AI 모델을 훈련 및 확장하는 데 투자하는 대표적인 빅테크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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