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구용 칼슘제 시장 1위인 중견제약사 다림그룹이 올해 갑상선치료제, 여성용질크림으로 국내 시장을 선도할 전망이다. 갑상선치료제는 올해 상반기중 국내 최다 용량을 보유할 전망이며, 여성용질크림의 경우 자체 개발한 세계 첫 퍼스트 제네릭(최초 복제약) 제품으로 내수시장을 장악한다는 계획이다.
다림그룹의 창업주 정종섭 회장(사진)은 최근 인터뷰에서 "올해 칼슘제 하나로 매출 300억원을 넘어서고 그룹 전체 매출은 1500억원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림그룹은 다림바이오텍, 다림양행, 다림티센 등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계열사를 통해 지난해 연매출 1200억원을 기록했다.
다림바이오텍은 갑상선 치료제 씬지록신 역시 현재 7종의 용량을 보유중이지만 갑상선 전문의들의 요청에 따라 올 상반기 중 2개 용량이 추가될 예정이다. 갑상선 분야에선 국내 최다인 9종의 제품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다림의 이 시장 점유율은 40%를 차지하고 있다.
정 회장은 "보험약가가 낮아 사실 제약사 입장에서 수익이 크게 나지 않는 제품이지만 환자를 위해 품목을 확대하기로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다림이 다양한 용량의 제품을 내놓기로 하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의 갑상선 전문의와 환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한 환우 가족은 "그동안 용량이 다양하지 못해 어린이 환자의 경우 알약을 반으로 잘라 먹어야하는 불편이 컸는 데, 다양한 용량이 출시된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프레마린 질크림의 원료는 임신한 말의 소변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여성 호르몬과 비슷해 합성제품에 비해 부작용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림은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성호르몬제 전용 공장도 갖췄다. 그는 "국가필수의약품이기도 하며, 인구 초고령화와 함께 여성의 삶을 향상시킬 뛰어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다림은 올해 동유럽과 싱가포르, 남미 등에 수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다림그룹 제품 가운데 칼슘제 다음으로 높은 매출을 차지하는 제품은 의료기기 계열사 다림티센의 지혈제 '콜라스탯'이다. 지난해 1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제품은 수술 시 주사기로 주입해 체내 조직을 지혈하는 데 사용된다. 평균 2분 이내 지혈 효과를 내며, 출혈이 많은 심장·척추 수술에서 안전성을 입증했다. 다림이 10여 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콜라겐 기술 기반 지혈제로 현재 세계 최대 의료기기 업체인 메드트로닉 등 여러 파트너사를 통해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그리스, 터키 등 3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약사 출신으로 대웅제약과 동신제약을 거쳐 약국을 운영하다 1981년 다림그룹의 시초가 된 다림양행을 창업했다. 2001년 다림바이오텍의 전신인 크로바제약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제약업계에선 문화예술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사회공헌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울 홍대 인근 본사 건물에 '서드뮤지엄'이라는 별도의 전시장을 만들어 신진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지원하고 있다. 카톨릭 음악 전문 연주 단체인 트리니타스 챔버 오케스트라와 소외된 청소년들을 위한 음악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향후 다림그룹 사옥 내부엔 클래식 전문 공연장도 설치할 계획이다.
그는 "문화예술계에 어려운 이웃들이 많아 작은 도움을 주고 싶었던 것일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희귀질환재단과 혈액암협회 이사직도 맡고 있다. 또한 희귀질환 환우 가족을 위해 전문 유전상담도 지원하고 있다.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 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5년 1월 7일 15시30분 게재됐습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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