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정식 변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내란죄 철회를 놓고 국회 탄핵소추단과 윤 대통령 대리인단의 장외 여론전이 격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은 "소추사유의 중대한 변경으로 헌재의 각하 사유"라고 주장하는 반면 국회 측은 "헌법 재판이 형사 재판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란죄 대신 '내란 행위'를 헌법 위반으로 판단받는 것 뿐"이라고 맞섰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국회 침입행위 및 정치인 체포 지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침입, 포고령 발표 등이 사실상 내란행위에 해당하고 탄핵심판에서의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의 계엄선포행위, 선관위 침입행위, 경찰과 군대를 동원한 국회 집회 방해 및 침입행위, 포고령 선포행위 등을 주요한 소추 사유로 판단했다"며 "모두 국헌문란의 내란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핵심판은 헌법 위반 여부를 심판함으로써 헌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헌법 재판"이라며 "범죄의 성립 여부를 입증하고 처벌하는 형사 재판이 아니어서 내란행위를 헌법 위반으로 구성해 파면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헌법재판소 탄핵심리 과정에서 국회 측이 내란죄 철회 입장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내란죄를 철회한 것은 소추사유의 중대한 변경으로 (헌재의) 각하 사유"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을 대리하는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내란죄가 철회되면서 소추사유의 80%가 철회된 것이므로 마땅히 각하돼야 한다"며 "이를 철회하는 것은 소추사유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중대한 변경"이라고 밝혔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의원들이 내란죄를 근거로 표결했는데 소추위원의 재량으로 이를 철회하는 것은 표결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에서 표결에 참여한 의원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소추사유에 대해 검토한 후 이에 대해 표결을 한 것인데 피소추자의 권한행사를 정지한 것"이라며 "일부 사유가 탄핵소추 심판 과정에서 소추위원의 재량으로 철회된다는 것은 표결에 참여한 의원들의 표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측은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하는지도 판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상계엄을 내란행위로 단정 짓고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건의 헌재 결정을 봐도 헌재는 사법기관으로서 탄핵소추기관인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에 기재된 소추사유에 의해 구속을 받는다"며 "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결정했음을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헌법재판소는 내란죄 논란에 대해 대통령 탄핵 사유는 재판부가 판단할 문제라고 일축하며 앞으로 탄핵 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국회가 탄핵심판을 청구한 뒤 별도의 의결절차 없이 소추사유를 추가하거나 기존의 소추사유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정도'로 소추사유를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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