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도 '희비' 엇갈렸다…보안·의료 웃고, 교육·금융 울상

입력 2025-01-07 15:37   수정 2025-01-0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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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스타트업 중에서도 업종 간 희비가 갈리고 있다. 기업·의료 AI 스타트업엔 대규모 투자금이 몰리고, 엔데믹 타격을 받은 교육 업체는 AI 기술을 접목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7일 벤처투자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언론 등에 공개된 국내 AI 스타트업·중소기업 대상 투자금액은 9666억원으로 전년(6881억원)보다 41% 증가했다. 투자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주요 벤처캐피털(VC)의 투자금이 AI 기업에 쏠린 영향이다.

다만 AI 스타트업의 서비스 영역에 따라 투자 성적은 크게 갈렸다. 엔터프라이즈·보안 AI 스타트업 투자가 4279억원으로 전체 AI 투자의 절반에 달했다. 전년(1249억원)보다 네 배 가까이 늘었다. AI 기술 도입을 원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기업용 AI 구축 시장이 커진 영향이다. 글로벌 기업과 협력 중인 영상 AI 기업 트웰브랩스는 지난해 11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확보했다. 소규모언어모델(sLLM)을 개발한 업스테이지도 1000억원을 조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모델을 파인튜닝해 기업 맞춤형으로 만들어주는 시장이 크게 열렸고, 다양한 스타트업이 수주 경쟁에 나서고 있다”며 “실제 매출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VC들이 매력을 느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바이오·의료·헬스케어(1314억원→2216억원)와 모빌리티(440억원→1072억원) 분야 AI 기술에도 투자금이 몰렸다. 의료 AI 기업 에이아이트릭스(270억원), 치과 AI 스타트업 이마고웍스(230억원)가 대표적이다. 의료 분야 AI는 의료진 보조 도구로 현장에서 실제 활용되는 영역이다. 자율주행 기술 기업 스트라드비전과 라이드플럭스 등도 수백억원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다만 투자 열기가 뜨거웠던 AI 분야에서도 교육 스타트업의 인기는 낮았다. 지난해 교육 서비스를 하는 AI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43억원으로 2023년(200억원)보다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클래스가 호황을 누린 2021년(2757억원)과 비교하면 7분의 1토막 났다. 여러 규제에 묶여 있는 금융 분야도 AI 열풍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투자액이 128억원으로 전년(600억원)보다 많이 감소했다.

전체 스타트업 대상 투자를 분석한 결과 지역 스타트업의 혹한기 타격이 더 컸다. 지난해 서울 스타트업 대상 투자는 3조4113억원으로 전년(4조6617억원)보다 26% 깎였다. 하지만 대구(1903억원→544억원), 광주(644억원→350억원), 충북(1486억원→641억원), 충남(2421억원→820억원) 등이 감소세가 더 가팔랐다. 해외에 있는 한국계 스타트업에는 오히려 투자가 늘었다. 2023년 3222억원에서 지난해 4142억원으로 28% 증가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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