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관광에 학원 수요까지…레지던스 '붐'

입력 2025-01-07 17:26   수정 2025-01-0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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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이상 체류하는 투숙객을 겨냥한 레지던스호텔 설립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과거 글로벌 기업 임원이나 대사관 직원 등 한정된 수요에서 벗어나 성형 관광부터 재건축 이주, 대치동 학원가 통학 등 다양한 수요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 호텔도 레지던스 붐
7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 남산 인근 앰배서더풀만호텔은 올 하반기 레지던스 객실 40실을 선보인다. 2020년 초 화재로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한 이 호텔은 2022년 일반 객실부터 문을 열었다. 레지던스 객실 공사는 늦어졌다. 최근 관련 수요가 증가하면서 차별화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 호텔 관계자는 “2베드룸, 3베드룸 위주의 대형 럭셔리 콘셉트로 경쟁 우위를 갖출 것”이라며 “가격은 비싸겠지만 객실을 채우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에선 강남 강북 할 것 없이 레지던스호텔 신축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에는 그랜드머큐어임피리얼팰리스가 한 동을 90실 규모 레지던스호텔로 재건축해 문을 열었고, 을지로에선 더보타닉세운명동이란 이름의 레지던스호텔이 영업을 시작했다. 중소형 호텔 중에선 UH스위트가 작년 8월 역삼동에 레지던스호텔을 개장하면서 서울에서만 10곳으로 체인 수를 늘렸다.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도 선호
레지던스호텔이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것은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서다. 과거엔 외국인 주재원이나 출장자가 주로 이용했다.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를 중심으로 레지던스호델이 들어섰던 이유다. 프레이저플레이스, 서머셋팰리스, 메리어트이그제큐티브아파트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양상이 달라졌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 서울 한 달 살기를 희망하는 외국인 관광객, 성형 목적으로 들어와 관광도 하는 의료 관광객 등이 가세했다.

최근엔 내국인까지 레지던스호텔을 많이 찾는다. 그랜드머큐어임피리얼팰리스 관계자는 “요즘은 집을 리모델링하거나, 재건축으로 이주해야 할 때도 레지던스호텔을 많이 찾는다”고 했다. 또 다른 호텔 관계자는 “방학 때마다 유학생들이 대치동 학원가로 몰려와 인근 레지던스에서 한두 달 머무는 수요가 많은데, 최근엔 지방 학생과 부모들도 적지 않게 이용한다”고 했다.

호텔 입장에서도 레지던스 객실의 운영 리스크가 줄었다. 레지던스 객실은 일반 객실의 통상 두세 배 크기인데, 가격은 두 배 이하로 받는다. 호텔 입장에선 영업이 잘될 땐 일반 객실을 최대한 많이 파는 게 이득이지만, 영업 상황이 좋지 않을 땐 레지던스 객실이 든든한 ‘안전판’ 역할을 해준다. 경기, 기상 상황 등 대외적인 변수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빈센트 르레이 아코르앰배서더코리아 사장은 “세계적으로 레지던스호텔 수요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더 많은 호텔이 레지던스 형태의 객실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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