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떴대"…꼼수 앱에 골치 썩는 경찰

입력 2025-01-07 18:00   수정 2025-01-08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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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대대적인 음주운전 단속을 벌이는 경찰이 운전자들의 ‘꼼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단속 중인 위치를 공유하는 앱이 인기를 끌면서 단속 효과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음주운전을 사실상 조장하는 앱을 제지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탄핵 정국에도 ‘꼼수 앱’ 활개
7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금·토요일인 지난 3, 4일 모바일 앱 ‘더더더’ 사용자가 각각 1492명, 1479명으로, 평일인 2일(1226명)보다 20%가량 많았다. 더더더는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 위치 및 사고 구간 등을 지도에서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앱이다. 월평균 사용자는 2만4000여 명으로, 술자리가 늘어나는 금요일과 토요일 이용자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연말연시인 12월과 이듬해 1월은 직장인의 회식과 송년회, 신년회 등 모임이 많아 음주운전도 증가하는 시기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 1만3042건의 음주운전 교통사고 중 1월 사고 건수는 1232건으로 12월(1231건)과 함께 다른 달보다 100~200건가량 많은 경향을 보였다. 경찰은 계엄·탄핵 정국인 지금도 예년과 다름없이 특별 음주운전 단속을 벌이고 있다.

앱 사용자가 늘면서 단속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게 경찰의 하소연이다. 구글스토어 기준으로 더더더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100만 건을 넘었고, 유사 앱 ‘피하새’와 ‘꼬끼오내비’도 각각 50만 건, 10만 건 이상 다운로드됐다. 서울의 한 경찰서 교통경찰 이모씨는 “인터넷 사용에 능숙한 20~30대만 단속을 피해 가니 마치 술래잡기하는 기분”이라며 “사고는 줄지 않는데 단속 효과만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이런 앱은 사용자가 음주 단속을 목격하면 단속 구간과 시간을 제보하고 대가로 앱 내부 포인트를 얻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피하새는 과거 단속 데이터를 기반으로 단속 예상 지점을 안내해주는 기능도 있다.

자동차 동호회 및 커뮤니티에서도 음주단속 정보 공유가 활발하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당일 네이버의 한 자동차 동호회 카페에는 “유천IC에서 음주단속 중이니 대리운전을 이용하라”는 글이 게시됐고, X(옛 트위터)에서도 음주단속 정보가 알음알음 공유된다.
‘도깨비 단속’ 동원해도 역부족
해당 앱이 문제가 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대 국회에선 음주단속 정보 공유 앱을 불법으로 간주하자는 취지의 정보통신법·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소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해 유야무야됐다.

해당 앱은 현행법상 ‘사용자 간 정보공유 앱’으로 분류되며 합법으로 간주돼 문제라는 지적이다. 미국 뉴욕 경찰도 2019년 구글에 “내비게이션 앱 ‘웨이즈(Waze)’에서 음주단속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구글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단속 지점을 수시로 변경하는 ‘스폿성 단속’으로 대응하지만, 한계가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경찰청 교통안전과 관계자는 “앱 사용자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어서 제재하기 어렵다”며 “단속 지점을 20~30분 단위로 옮겨가며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음주운전의 폐해가 큰 만큼 적극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앱 등록을 제한하거나 제작자를 처벌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다빈/안정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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