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잰더는 청각장애인용 선글라스를 선보였다. 누군가 말을 건네자 선글라스에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Hello, Nice to meet you)’란 말풍선이 나왔다. 곧이어 ‘제 말이 잘 보이시나요(Can you see what I’m saying)’라고 말하자 선글라스에 띄워진 말풍선이 바뀌었다. AI 기술로 음성을 글로 바꾼 뒤 선글라스 디스플레이에 표출하는 방식이다. 잰더 관계자는 “이 선글라스만 쓰면 청각장애인도 문제없이 소통할 수 있다”며 “AI 덕에 장애를 넘어설 새로운 길이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국내 스타트업 브레인데크의 ‘블링워치’는 의사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언어장애인을 위해 개발한 스마트워치다. 고성능 마이크, 스피커 등과 함께 적용된 AI가 불분명한 말을 알아들은 뒤 맥락에 맞는 이야기를 스피커를 통해 전달한다.
웅진씽크빅의 ‘북스토리’는 발달장애인의 친구다. 책을 펼치면 AI가 페이지에 담긴 내용과 관련이 있는 그림과 소리를 함께 보여준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오감을 이용하는 방식인 만큼 발달장애인도 책 내용을 온전하게 파악할 수 있다”며 “발달장애인뿐 아니라 어린아이와 노인의 독서 접근성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셀리코가 내놓은 시각장애인용 AI 안경과 비디랩스의 시각장애인용 AI 웨어러블 기기 등도 장애 경험 해소의 실마리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AI 인공 무릎도 있다. 일본 기업 바이오닉M이 선보인 ‘바이오 레그’는 무릎 아래가 절단된 환자를 위한 제품이다. 어찌 보면 단순한 막대기에 불과한 의족과 달리 자기 다리처럼 세밀하게 움직일 수 있다. AI가 허벅지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한 대로 관절을 그에 맞게 꺾고 펴기 때문이다.
휠체어를 타는 사람들은 국내 스타트업 LBS테크가 선보인 ‘휠AR’에 큰 관심을 보였다.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이 도보 내비게이션을 켜면 휠체어로 갈 수 있는 길과 막힌 길을 정확하게 알려준다. 도심에 있는 언덕과 문턱 탓에 외출을 삼가는 장애인의 애로를 AI가 해결해 준 셈이다. 이 데이터는 장애인 이동성 관련 정책을 위한 데이터베이스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성상훈 기자/송영찬 특파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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