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4년도 건강보험 보험료 수입은 83조9520억원, 보험급여비는 95조2530억원으로 차액인 보험료 수지는 11조301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걷은 건강보험료(소득의 7.09%)만으로는 보험료 지출을 충당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보험료 수지 적자는 2023년(7조2781억원)보다 55%(4조229억원) 늘어난 것으로, 현행 건보 체제가 출범한 1997년 이후 최대 규모다.
건보료 수입에 국고 지원과 적립금 운용 수입 등을 더한 총수입은 99조870억원, 급여비에 관리운영비 등을 더한 총지출은 97조3626억원으로 집계됐다. 건보료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총수지는 1조7244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12조1658억원에 달하는 예산과 30조원 규모의 적립금을 운용해 얻은 수익금(약 8300억원)을 보탠 결과다.
보험료 재정 건전성이 악화한 주된 요인으로 지난해 2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시작된 의료 공백 사태가 거론된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작년 11월까지 투입된 비상 진료체계 지원 규모만 1조2585억원에 달했다. 전공의 이탈로 경영난을 겪은 전국 74개 수련병원에 지급 시기를 당겨서 지원한 선지급 규모도 1조4844억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작년 12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 개혁과 비상 진료 대책 등으로 건보 재정은 올해 적자로 전환한 뒤 2028년 누적준비금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10년간 늘어나는 누적 적자액은 32조2000억원에 달한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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