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빌려 드립니다"…'연 1억' 번다는 40대 남성의 비밀

입력 2025-01-07 21:30   수정 2025-01-0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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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역할로 연간 1억원 이상의 큰 돈을 버는 일본 40대 남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6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으로 알려진 쇼지 모리모토(41)가 독특한 대여 서비스로 2023년 한해 동안 8만 달러(약 1억1600만원)를 벌었다고 전했다.

모리모토는 2018년 직장에서 해고되면서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그는 직장 상사로부터 "회사에서 가치 있는 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들었다.

이후 모리모토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누군가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모리모토는 의뢰 내용에 따라 마라톤 결승선에서 주자를 기다리거나, 고객이 집안 청소를 하는 동안 화상통화를 받거나, 고객의 친구 대신 콘서트에 동행하는 등 그저 고객이 원하는 곳에 머무는 역할을 한다.

그는 "뜨거운 햇볕 아래 줄을 서거나 추운 날씨에 몇시간씩 서 있기도 하고 낯선 사람들만 있는 파티에 가기도 하고 무대 위에 올라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도 있다. 어려운 상황도 있지만 이 직업 덕분에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소중히 여긴다"고 말했다.

가장 긴 의뢰 내용은 이른 아침부터 마지막 열차가 올 때까지 같은 철도 노선에 앉아 17시간 동안 열차를 타는 일이었다. 그는 "야마노테 노선(도쿄의 한 철도노선)을 13바퀴 돌았다"고 말했다.

종종 모리모토에게 자신의 고민을 들어 달라는 의뢰도 온다고 한다. 이때도 그는 치료사 역할은 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대답만 하며 의뢰인의 이야기를 경청만 한다.

모리모토가 받은 이런 요청은 연간 약 1000건 수준이다. 모리모토는 2~3시간 세션에 대해 1만엔(약 9만원)~3만엔(약 27만원)의 요금을 청구하는데, 지난해 말부터는 고객이 원하는 만큼 요금을 지불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노무라 연구소의 컨설턴트 사카타 아이는 이 같은 문화에 대해 "사랑이나 결혼을 추구하지 않고 관계에 따른 번거로움도 원하지 않지만, 부담 없이 데이트를 하거나 저녁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최근 일본 사람들의 요구와 잘 맞는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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