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우븐시티(Wooven City)에 도요타 임직원 100명이 입주합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은 6일 오후(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우븐시티 프로젝트 1단계를 지난해 끝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키오 회장은 "첫 단게엔 최종적으로 360명의 임직원이 우븐시티에서 생활한다"며 "1년 내로 2000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첨단 스마트도시를 만드는 게 이 프로젝트의 최종적인 목표"라고 청사진을 그렸다.
일본 시즈오카현 스소노시에 위치한 우븐시티는 2020년 열린 CES에서 아키오 회장이 도요타를 '자동차 기업'에서 '모빌리티 기업'으로 만들겠다며 제시한 스마트 도시다. 직물을 짠다는 의미의 '우븐(woven)'처럼 축구장 100개의 면적(70만 8000㎡)에 달하는 도시를 AI로 촘촘하게 관리한다는 게 목표다.
이날 미디어 컨퍼런스에서는 입주민들이 우븐시티에서 살아가는 근미래가 펼쳐졌다. 드론이 돌아다니며 거주민들의 안전한 귀가를 확인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AI 반려동물은 고령자와 함께 산책하거나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는 모습도 그려졌다.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과 협업해 로봇이 옷을 개는 작업을 소화하는 영상도 공개됐다. 아키오 회장은 "밤낮에 걸쳐서 사람의 동작을 학습한 로봇은 인간과 유사하게 옷을 갤 수 있다"며 "우븐도시에선 파일럿 없이 비행기가 돌아다니는 등 일상생활 전반에 AI가 녹아든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고령의 거주자가 고출력의 전동휠체어로 레이싱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미국 항공기업 조비(Joby)의 에어 택시가 일본 도쿄와 우븐시티를 오가며 사람들을 나르기도 했다. 자동차와 자전거·스쿠터, 보행자 각각을 위한 전용 도로가 오밀조밀하게 엮여 있어 트래픽(교통 체증) 없이 돌아다니는 모습도 공개됐다.
아키오 회장은 "넷제로(탄소중립)를 실현할 교통 수단만 우븐시티를 돌아다닐 것"이라며"우븐시티는 사람과 유통, 정보, 에너지 등 4가지 분야에서 모빌리티 혁신을 선보이는 무대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 여름 스타트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피칭 대회를 열어 우븐시티를 혁신할 아이디어를 발굴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자회사를 통해 로켓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아키오 회장은 “첨단 모빌리티는 기존처럼 하늘이나 땅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로켓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선하기 위한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아키오 회장은 이어 "(우븐시티에서)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현하는 게 도요타의 주된 목표"라고 설명했다.
우븐시티의 수익성에 대해서 아키오 회장은 "우븐시티가 도요타에 수익을 어떻게 안겨줄 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자동차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게 도요타가 해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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