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은 8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향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생물보안법 통과 여부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30만원은 유지했다.
이 증권사 김준영 연구원은 "지난해 생물보안법 통과가 불발되면서 (법안 시행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중국 우시바이오가 아일랜드에 있는 백신 생산 시설을 머크에 매각하는 등 다시 기대감이 형성됐다"며 "우시앱텍도 세포유전자치료제 사업부를 미국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등 생물보안법 통과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지난해 발의됐던 생물보안법은 미국 연방기관·기업과 중국 바이오 기업 간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의회 통과를 기대했던 이 법은 민주당의 짐 맥거번 하원의원, 공화당 랜드 폴 상원의원 등의 반대로 2025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2025)에서 제외됐다.
다만 올해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내 기업들과 글로벌 제약사들이 우시바이오 등 중국 기업들과 계약을 이어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 최근 우시바이오가 아일랜드 제조시설을 매각한 것은 그런 맥락에서 취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시앱텍 또한 미국 사모펀드에 세포·유전자 치료제 자회사 '우시 어드밴스드 테라퓨틱스'의 미국·영국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 또한 미국의 강화된 규제 환경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차세대 의약품으로 주목 받고 있고,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은 분야다.
김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4공장 램프업(생산량 확대)을 통해 실적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나 지난해 12월은 고객사의 휴가 기간과 겹쳐 환율 효과는 다소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인 오퓨비즈가 지난해 11월 유럽에서 승인돼 약 300억원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했다"며 "지난해 상반기 높았던 4공장의 18만L 초기 생산 고정비 부담이 4분기 매출 원가 상승의 원인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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