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남편 몰래 화장실 가는 아내…자칫하면 '침묵의 살인자' 부른다 [건강!톡]

입력 2025-01-08 09:55   수정 2025-01-0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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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잠에서 자주 깨는 여성은 고혈압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면 도중 깨면 정상적인 리듬이 깨져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북삼성병원은 박성근·정주영 서울건진센터 교수팀이 2013~2019년 건강 검진 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고혈압이 없고 건강한 성인 남녀 3만2420명을 아간뇨 빈도에 따라 4개 그룹 나눠 고혈압 발생 여부를 평균 6.8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를 위해 야간뇨 빈도는 경험한 적 없음, 주 1회 경험, 주 1~2회 경험, 주 3회 이상 경험으로 구분했다.

연구 결과 야간뇨를 경험한 모든 여성 그룹은 경험한 적 없는 여성보다 고혈압 위험이 높았다. 남성은 야간뇨와 혈압 간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박 교수는 "남성은 비만이나 흡연 등 고혈압 위험도를 높이는 다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여성은 상대적으로 비만율도 낮고 흡연 등 다른 고혈압 유발 위험 요인이 낮기 때문에 야간뇨가 고혈압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야간뇨는 소변이 자주 마렵고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깨는 증상이다. 요실금이나 전립선 비대증 등 비뇨기계 질환 뿐 아니라 여러 복합 요인 탓에 생길 수 있다. 잠 잘 때 자꾸 깨 정상 수면 리듬이 깨지면 혈관과 심장이 제대로 쉬지 못해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평소 너무 짜게 먹어 체내에 수분이 많을 때도 야간뇨가 생길 수 있다. 과도한 염분 섭취는 혈압을 높일 수 있는 데다 수면 질까지 나빠지면 혈압 상승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정 교수는 "수면 도중 화장실에 가는 행동을 단순히 잠자리가 불편해서 그런 것으로 치부하고 무시하면 안 된다"며 "주 1회 이상 꾸준히 나타나는 야간뇨가 있다면 수면을 불편하게 만드는 다른 문제가 있는지, 자기 전에 짜게 먹는 것은 아닌지 등 생활습관을 돌아보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게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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