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 너무 올랐는데"…'월가 전설'의 무서운 경고

입력 2025-01-08 15:35   수정 2025-01-0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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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이 미국 증시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에 우려를 표하며 단기적으로 큰 폭의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막스 회장은 지난 2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투자자들이 미 증시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주식 시장이 거품이라고 단언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경고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낮은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막스 회장은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22배에 달한다고 설명하며, 이는 역사적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높은 PER는 역사적으로 낮은 장기 수익률로 이어졌다"며 "현재 수준에서 S&P500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2%에서 -2% 사이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단기간에 조정될 경우, 2000년대 초 닷컴버블 붕괴 당시와 유사한 급격한 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막스 회장은 닷컴버블을 정확히 예측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과거 주가가) 급등했던 기업들 대부분이 닷컴버블 이후 사라졌다"며 "새로운 것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은 언제나 가격 책정의 오류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인공지능(AI) 열풍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매그니피센트7(M7)으로 불리는 거대 기술 기업들이 '실패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는 암묵적인 전제가 시장에 자리 잡고 있다"며 "이런 위험한 신념이 큰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메타 등 주가가 고공행진 중인 기업들로 구성된 M7은 지난해 말 S&P500 시가총액의 33%를 차지했다. 5년 전 점유율의 두 배다. 막스 회장은 2000년대 닷컴버블이 절정에 달했을 때 상위 7개 주식의 점유율이 22%였다고 전했다. 그는 S&P500의 상승이 가치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 수동적 투자자들의 자동 매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1990년대부터 작성돼온 막스 회장의 투자 메모는 월가에서 필독 자료로 손꼽힌다. 워렌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역시 그의 메모를 정기적으로 읽는다고 밝혔다. 오크트리캐피털은 지난해 9월 기준으로 205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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